[대구/경북]나른한 토요일… 문화예술 강좌 재미에 푹!

  • 입력 2008년 10월 14일 06시 58분


수성아트피아 발레-실내악 강의… 시민 호응에 대기자까지

“자, 오늘은 세르반테스의 소설을 각색해 만든 발레 ‘돈키호테’의 특징과 감상법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입니다. 이 작품은 무엇보다 화려하고 다양한 춤이 등장해 무용수들의 현란한 기교와 연기력을 즐길 수 있죠….”

토요일인 4일 오전 11시 반 ‘장일범의 발레마니아’ 강좌가 열린 대구 수성구 수성아트피아 음악실.

KBS1 FM 프로그램인 ‘생생클래식’의 진행자인 장일범(예술평론가) 씨가 발레수업을 시작하자 수강생들이 진지한 표정으로 강의 내용을 노트에 받아 적기 시작했다.

9월부터 매주 첫째 셋째 주 토요일에 열리는 이 강좌의 수강생은 현재 40여 명.

클래식의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알기 쉬운 해설과 재치 있는 진행으로 널리 알려진 장 씨는 발레 전반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열정이 넘치는 강의로 수강생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현재 이 강좌에는 30∼60대 주부는 물론 30, 40대 회사원과 전문직업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계층의 시민이 참여하고 있다.

오전 11시 반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수성아트피아가 주5일 근무제 확산에 맞춰 수준 높은 문화예술 강좌에 목마른 시민을 위해 개설한 것.

수성아트피아 측은 전문성이 높은 발레 감상 강좌의 특성상 당초 수강 정원을 채우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일부의 예상을 깨고 수강 대기자까지 생길 정도로 반응이 좋은 편이라고 밝혔다.

점심시간에 진행되는 이 강좌의 수강자에게는 샌드위치 등 간단한 다과도 제공된다.

이 강좌에 참여한 김정숙(64·여) 씨는 “초등학생인 손녀와 함께 ‘호두까기 인형’ 발레 공연을 보기 위해 미리 발레 감상법을 배우려고 이 강좌에 참여했다”며 “강의 내용이 알차고 재미있어 아주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토요예술문화 강좌를 포함해 수성아트피아가 일반인을 위해 개설한 강좌는 9월 말 현재 110여 개.

학기당 600여 명이 등록해 하루 평균 200여 명이 수강하고 있다.

수성아트피아는 토요일에 열리는 예술문화 강좌에 시민들의 수강 신청이 몰리자 이달부터 매달 둘째 주 토요일에 인기 클래식평론가인 조윤범 씨가 진행하는 살롱콘서트인 ‘위대한 작곡가 시리즈’를 개설했다.

이 강좌는 현악4중주단인 ‘콰르텟 X’가 강의실에서 귀에 익은 실내악을 들려준 뒤 조 씨가 해설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수성아트피아 예술아카데미 이정아 팀장은 “주부는 물론 일에 쫓기는 회사원들의 반응이 좋아 토요일에 열리는 고급문화 예술강좌를 4, 5개 더 개설할 예정”이라며 “종교학 예술철학 등 인문학은 물론 악기 연주 등 다양한 강좌를 열 방침”이라고 말했다. 053-666-3294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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