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동서남북/광주 ‘충장축제’가 나아갈 길

  • 입력 2008년 10월 15일 07시 13분


지난주 광주의 구도심인 동구 충장로 금남로에서 열린 충장축제에 나온 수많은 시민은 한결같이 들뜬 표정이었다.

모처럼 함께한 가족들과 오랜만에 얼굴을 마주한 동창생, 동네 아줌마 아저씨들은 세계적 금융위기와 국내 경기 침체도 잠시 잊고 옛 추억에 젖어 들었다.

축제를 이끈 유태명 동구청장은 “세상이 어려워질수록 옛 추억에 대한 그리움은 더욱 짙어진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했다”며 “진한 이야기마당을 펼쳤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일본 미에(三重) 현에서 날아온 한 일본인 관광객은 “정말 충격적인 인파”라며 “광주 사람들에게 이런 열정이 숨어 있는 줄 몰랐다”고 놀라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황금동의 한 음식점 주인은 “최악의 불경기로 문을 닫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데 축제 덕분에 잠시나마 매출이 20∼30% 늘었다”고 말했다.

‘도심 상권 부활’을 기치로 내걸어 온 충장축제추진위원회(위원장 박선홍)는 “지난해보다 70% 이상 늘어난 경제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축제는 ‘추억’이라는 주제에 충실하면서도 진도씻김굿과 강강술래, 송파산대놀이, 진주검무 등 전국의 무형문화재 공연과 퍼레이드, 각종 퍼포먼스 등으로 ‘도심형 거리축제’의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수도권 가족단위 관광객을 겨냥해 코레일과 공동 기획한 ‘추억의 7080 충장열차’(용산역∼광주역) 아이디어도 참신했다.

다만 이제 규모를 키우고 봐야 한다는 ‘양적 성장’ 강박에서 벗어나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처럼 예술성 높은 문화상품 경연축제로의 ‘질적 발전’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에 귀를 기울일 때다.

김 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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