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함께한 가족들과 오랜만에 얼굴을 마주한 동창생, 동네 아줌마 아저씨들은 세계적 금융위기와 국내 경기 침체도 잠시 잊고 옛 추억에 젖어 들었다.
축제를 이끈 유태명 동구청장은 “세상이 어려워질수록 옛 추억에 대한 그리움은 더욱 짙어진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했다”며 “진한 이야기마당을 펼쳤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일본 미에(三重) 현에서 날아온 한 일본인 관광객은 “정말 충격적인 인파”라며 “광주 사람들에게 이런 열정이 숨어 있는 줄 몰랐다”고 놀라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황금동의 한 음식점 주인은 “최악의 불경기로 문을 닫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데 축제 덕분에 잠시나마 매출이 20∼30% 늘었다”고 말했다.
‘도심 상권 부활’을 기치로 내걸어 온 충장축제추진위원회(위원장 박선홍)는 “지난해보다 70% 이상 늘어난 경제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축제는 ‘추억’이라는 주제에 충실하면서도 진도씻김굿과 강강술래, 송파산대놀이, 진주검무 등 전국의 무형문화재 공연과 퍼레이드, 각종 퍼포먼스 등으로 ‘도심형 거리축제’의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수도권 가족단위 관광객을 겨냥해 코레일과 공동 기획한 ‘추억의 7080 충장열차’(용산역∼광주역) 아이디어도 참신했다.
다만 이제 규모를 키우고 봐야 한다는 ‘양적 성장’ 강박에서 벗어나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처럼 예술성 높은 문화상품 경연축제로의 ‘질적 발전’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에 귀를 기울일 때다.
김 권 기자 goqu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