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속도는 합격점 대중성은 아직…”

  • 입력 2008년 10월 17일 03시 03분


한강 수상택시 도입 1년… 하루 이용객 100여명 불과

“출근할 때 일주일에 한두 번 수상택시를 이용하는데 쾌적하고 빠르지만 사실 승강장까지 가는 것도 일이고 가격도 부담스러운 편이죠.”(잠실에서 여의도로 출근하는 회사원 김주선 씨)

지난해 10월 한강 수상 이용을 활성화하고 한강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도입된 한강 수상관광콜택시가 한강을 달린 지 1년여가 지났다. 한강의 새로운 관광수단이 될 것이라고 화려한 주목을 모으며 운항을 시작했지만 아직 하루 평균 이용객은 관광객 84명, 출퇴근 이용자 31명으로 평균 105명에 불과하다.

손익분기점도 넘기지 못하고 있는데 기름값마저 상승해서 고민에 빠진 수상택시의 문제점과 앞으로의 대책을 살펴봤다.


▲ 영상취재 : 신세기 동아닷컴 기자

○ 승강장 접근성 떨어지고 가격도 부담

16일 오전 직접 수상택시로 출근을 해보기 위해 지하철 2호선 신천역에서 내렸다. 한강 방향인 7번 출구로 나오자 ‘한강시민공원 500m’라는 안내표지가 눈에 들어왔다.

서울시는 수상택시 이용을 늘리기 위해 승강장에 자전거 무료 대여소를 설치했지만 전철역부터 승강장까지 자전거를 빌려주는 곳은 보이지 않아 불편했다.

신천역에서 한강시민공원을 향하는 길에 잘 정비된 자전거 전용도로를 바라보며 ‘자전거를 타고 여길 달렸다면 금방 승강장에 도착할 수 있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들었다.

길을 건너고 제방을 지나 한강시민공원 입구에 다다르니 드디어 ‘수상콜택시 승강장 310m’라는 문구가 보였다. 하지만 승강장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알려주는 표지나 지도는 전혀 없었다. 넓디넓은 한강시민공원 한복판에서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가 넥타이에 서류가방을 든 회사원이 급하게 뛰어가는 것을 쫓아가 겨우 승강장을 찾았다.

택시 승차 자체는 만족스러웠다. 승객은 기자를 포함해 모두 5명. 수상택시는 한강을 시원하게 질주했고 창밖으로 청담대교, 성수대교 등 한강 다리들이 차례로 스쳐 지나갔다. 택시 안에서는 지하철에서처럼 사람에 부대낄 일도, 꽉 막힌 길 위에서 지각을 걱정할 일도 없었다.

출발한 지 20여 분이 흘러 여의도 승강장에 도착했다. 내리면서 5000원의 요금을 냈다. 일반 택시보다는 싸지만 전철을 타고 20여 분을 걸어 이용한 수상택시 요금으로는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다.

회사원 이영수(38·여) 씨도 “요금만 낮아져도 한결 이용이 늘어날 것”이라며 출근을 위해 또 급하게 한강 둔치를 걸어갔다.

○ 요금1900원-출퇴근 회원제 운영키로

서울시도 접근성과 가격 문제를 인식하고 대책을 내놓았다. 일단 승강장이 부족해 이용객들이 불편하다고 판단해 승강장 7개를 새로 설치하고 이용이 저조한 1개소는 이동할 계획이다. 설치 예정지는 영동대교 북단, 잠수교 북단 및 남단, 동작대교 남단, 한강대교 북단, 서강대교 남단과 방화대교 남단. 잠원 승강장은 한남대교 남단으로 이동한다.

시기는 아직 미정이지만 월 8만 원 선의 출퇴근 회원제를 운영해 이용요금을 현행 5000원에서 1900원 수준으로 대폭 인하할 예정이다. 아울러 통신회사 할인요금과 통신회사 포인트 결제 프로그램도 검토하고 있다.

서울시는 “한강 교량에 버스정류소가 신설되고 지하철에서 직접 연결되는 보행교가 설치되는 등 한강으로의 접근성이 개선되고 가격이 내려가면 시민들이 좀 더 많이 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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