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림 전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이 16일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장에 들어와 한나라당 진성호 의원의 언론노조 관련 발언에 항의하며 어깨를 밀치는 등 국감을 방해한 일이 벌어졌다.
신 전 위원장은 이날 오전 한국언론재단 등 5개 기관에 대한 국회 문방위의 국정감사가 열린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에서 잠바 차림으로 기다리다 진 의원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앞을 가로막았다.
신 전 위원장은 진 의원을 향해 “언론노조가 친노 단체인 증거를 대봐라”고 소리를 지르며 앞을 계속 막았다. 그는 국감장 안까지 쫓아 들어가 삿대질을 하며 피해서 걸어가는 진 의원의 어깨를 밀었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국감장에서 시민단체가 항의하고 소란을 피우는 행위는 입법부의 권위를 무시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항의해 오전 회의가 파행을 겪었다,
민주당 의원들은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여권이 원인을 제공했다”고 맞섰다.
고흥길 문방위원장의 지시로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연행된 신 전 위원장은 “진 의원이 9일 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서 민주언론시민연합을 ‘친노무현 성향’이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 항의한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대문경찰서는 국감장에서 국회의원에게 소리를 지르고 국감을 방해한 혐의(국회 회의장 모욕죄)로 신 전 위원장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전날 마신 술이 덜 깬 것 같았다”며 “계획된 행동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