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고성 생명환경농업 벼 “대풍이오!”

  • 입력 2008년 10월 17일 03시 03분


‘화학비료와 농약을 뿌리지 않고 쌀 생산량을 늘릴 수는 없을까.’

15일 경남 고성군 개천면 청광리 들녘에서 펼쳐진 ‘생명환경농업 벼 첫 수확잔치’는 이런 질문에 해답을 던져줬다. 고성군이 16개 단지 163ha에서 올해 전국 처음으로 재배한 생명환경농업 벼가 풍작을 거뒀기 때문이다.

이 농법은 화학비료와 살충제, 제초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벼를 재배했다. 그 대신 토착 미생물과 가축 분뇨, 톱밥, 왕겨 등을 퇴비로 사용해 땅심을 길렀다. 당귀 계피 감초를 발효해 만든 한방 영양제와 쑥 미나리 아까시나무를 갈아 넣은 녹즙, 고등어와 꽁치 등 생선을 섞은 생선아미노산을 논에 뿌려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높였다.

3.3m²당 70∼80포기의 모를 심었던 기존 농법과 달리 45포기만 심어 밀식에 따른 스트레스를 줄였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고성군 조사 결과 수확량이 1000m²당 506kg으로 기존 농법 수확량(476kg)보다 많았다. 이 벼는 농촌진흥청의 품질기준에서 100점 만점에 94점을 받아 일반 특미 91점보다 높았다. 농민들이 직접 퇴비 재료를 만들었기 때문에 기존 농법의 생산비보다 3분의 1가량 줄어들었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인 긴꼬리투구새우와 풍년새우가 발견되고 메뚜기가 돌아오는 등 논의 생태환경도 되살아났다.

이날 처음 수확한 생명환경농업 쌀 825t은 모두 농협이 사들이기로 했다. 가격은 40kg당 7만 원으로 지난해 일반 수매가 4만8000원보다 2만 원가량 높다.

고성군은 2012년까지 생명환경농업을 적용하는 면적을 논 7000ha, 밭 3000ha 등 1만 ha로 늘리기로 했다.

이학렬 군수는 “농산물 시장개방에 맞서고 환경과 국민건강을 보호하는 등 생명환경농업으로 재배한 쌀이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고성=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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