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이 바뀐 뒤 로봇특별법 제정이 방향을 잃고 표류하는가 싶더니,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경제성 평가에서 예비사업자로 선정된 인천과 경남 마산이 모두 기준치 이하의 점수를 받으면서 로봇랜드 사업자 선정이 원점으로 돌아가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마저 나왔었다.
다행히 KDI의 경제성 평가 기준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재평가가 진행되면서 조만간 사업자 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경쟁 도시인 마산에 유치될 수 있었던 KAIST의 로봇전문대학원을 인천에 설립하기로 해 막바지 단계인 로봇랜드 사업자 선정 작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인천이 국내 최대 산업용 로봇 생산지인 마산을 상대로 고군분투하면서 이렇게까지 멋진 성과를 내고 있어 감탄스럽다.
최근 인천에서 추진되는 ‘인천 지능형 로봇 연구소’ 설립도 환영할 만한 일이다.
로봇랜드 유치는 단순하게 오락시설 건설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유비쿼터스 도시로 거듭나려는 인천의 경제적, 산업적 발전 청사진과 맞물려 있다.
인천 경제를 활성화하려면 로봇 산업이 육성돼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지능형 로봇 연구소가 문을 열게 되면 여러 중소기업이 로봇 산업에 뛰어들 수 있도록 지원 정책이 펼쳐질 것이다. 신성장동력 확보라는 국가 정책과도 일맥상통하는 일이다.
로봇랜드 최종 사업자 선정까지는 한 달 남짓 남아 있다. 인천은 그동안 준비를 잘해 와 예비사업자 1위라는 성과를 냈다. 앞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인천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다.
미국의 시애틀을 보자. 한때 미국 자동차 산업과 철강 산업의 중심지였지만 지금은 마이크로소프트사를 비롯한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산실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실리콘밸리를 뛰어넘는 미국 최고의 첨단 도시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인천도 동북아 허브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유비쿼터스 산업이나 지능형 로봇 산업과 같은 첨단산업을 끌어들여야 한다.
경쟁 도시인 마산이 경남권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인천에 못지않은 선전을 해오고 있다. 따라서 지금부터가 진짜 승부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임종남 인천정보통신협회 회장 ceo@inisof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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