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온라인에서는 밀리언셀러 부럽지 않아요”

  • 입력 2008년 10월 21일 06시 13분


충남경찰청 이석금씨 인터넷소설로 인기

‘선후는 고개를 들고 자신을 바라보는 미유의 눈을 쳐다봤다. 붉은 태양이 그녀의 눈 속에서 아주 뜨겁게 타오르고 있었다. 선후는 그녀의 입술에 그의 입을 맞추며 눈을 감았다.“ 인터넷 소설 사이트 바로북(www.barobook.com)에 연재되고 있는 소설 ‘빛이 흐르는 강’의 한 대목이다.

이 사이트에서 데이지 공주라는 필명으로 사랑과 이별, 불륜까지 거침없이 표현하고 있는 사람은 유달리 수줍음이 많아 보이는 충남지방경찰청 정보과 행정직 이석금(44·사진) 씨.

그는 25년째 정보과에서 근무하며 일선에서 올라오는 정보를 배분하고 성과를 분석하는 일을 맡고 있다. 2007년 초부터는 지방청의 도서관 격인 ‘지식 정미소’를 운영 관리하고 있다.

이 씨는 2003년 인터넷 소설가로 입문해 ‘아름다운 그대’ ‘선(sun)의 연인’ ‘치명적인 유혹’ 등 3권의 소설을 썼다. 이 가운데 ‘선의 연인’은 전자책(e-book)으로 출간했고 ‘치명적인 유혹’은 출간 준비 중이다.

지방청 직원들은 매일 그의 글을 마주 대한다. 이 씨가 매일 아침 자신의 시나 주변에서 찾아낸 좋은 글을 경찰청 내부망에 올려놓기 때문이다. 이 씨는 “하루라도 글을 올리지 않으면 ‘오늘 무슨 일 있느냐’며 성화하기 때문에 이젠 일과가 돼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미혼이다. 그래서 로맨스 소설에 더 매달리는지 궁금했다.

“로맨스 소설을 쓰면 젊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어 좋죠. ‘데이지 공주’는 현실에서는 소설 같은 사랑을 꿈꾸지 않아요….”

이 씨는 “앞으로 창작 공부를 계속해 훌륭한 영화 시나리오나 드라마 대본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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