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구의 얼굴 바꾸려했을 뿐인데…”

  • 입력 2008년 10월 23일 06시 38분


경영혁신대상 ‘창의경영부문’ 수상… 중구 윤순영 구청장

“‘대구의 얼굴’인 중구가 바뀌어야 지역사회가 달라진다는 생각을 갖고 일해 왔을 뿐인데 과분한 상을 받은 것 같아요. ‘더욱 잘하라’는 격려로 여기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대구 중구가 21일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이 수여하는 ‘2008 한국 경영혁신대상’ 창의경영부문 대상을 전국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받았다.

KMAC는 전문가가 참여하는 심사단을 구성해 국내 지자체와 기관, 기업 등을 대상으로 최고경영자의 리더십과, 경영성과 등 6개 분야에 대한 종합평가를 거쳐 수상자를 결정한다.

윤순영(56) 중구청장은 “기본에 충실하고 미래지향적으로 조직을 운용한 게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며 “심사 과정을 통해 구정 전 분야의 현주소를 총체적으로 진단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구와 경북지역의 유일한 여성자치단체장인 그는 2006년 7월 취임 이후 ‘중구는 대구의 중심’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대구 최대 번화가인 중구 동성로 개조 등 현안사업 추진에 힘을 쏟고 있다.

그는 올해 8월 동성로 일대의 불법 노점 150여 곳을 철거하고 봉산동 속칭 로데오거리에 합법적인 노점상 거리를 조성하도록 하는 등 ‘합리적 리더십’을 발휘했다.

그는 “동성로 공공디자인 개선사업으로 노점이 철거돼 생계가 막막해진 상인들을 위해 합법적인 영업공간을 만들도록 했다”며 “일부 노점상이 이 조치에 반발해 아직까지 시위를 벌이고 있지만 동성로를 보행자 전용거리로 만들고 재난 발생 때 상가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불가피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중구가 새로 만든 노점거리에는 상품진열대와 조명등, 파라솔 등을 갖춘 생계형 노점상 20여 명이 영업 중이다. 구청 측은 생계형 노점상에 대해 상담을 거쳐 영업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그는 여성 특유의 섬세함을 발휘해 민원현장을 발로 뛰며 주민과 수시로 접촉한다.

“민원인에게 신속하고 공평한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내용의 구민 권리장전도 마련했죠, 이를 실천하기 위해 매달 정기적으로 해당 공무원들과 재래시장 및 골목길, 재개발 대상 주택가 등을 돌며 밑바닥 여론에 귀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올해 6월부터 자택에서 구청 내 사무실까지 걸어서 출퇴근하고 있는 그는 구청장 전용 관용차(그랜저XG)도 사용연한이 끝나는 내년 2월 아예 매각해 할 방침이다.

그는 “에너지 절약을 위해 직원들의 행정업무용 차량 이용을 가급적 줄이도록 하고 부서마다 운영 중인 출장용 자전거를 늘려 자전거타기 운동도 활성화하는 등 공무원들이 모범을 보이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구청장은 “‘나눔과 봉사의 문화’가 정착되도록 지역 자원봉사자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정기적으로 모임을 여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며 “작지만 실천 가능한 일을 찾아내 우리 주변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가는 게 기초자치단체장의 역할인 것 같다”고 밝혔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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