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콩팥, 습지를 보호하라”151개국 창원서 ‘환경합창’

  • 입력 2008년 10월 24일 02시 56분


‘생태계 보고’ 우포늪 세계 환경인의 축제인 제10차 람사르협약 당사국총회가 경남 창원시에서 28일부터 11월 4일까지 열린다. 면적이 170만 ㎡에 이르는 국내 최대의 자연 늪지인 우포늪. 창녕=박영철 기자
‘생태계 보고’ 우포늪 세계 환경인의 축제인 제10차 람사르협약 당사국총회가 경남 창원시에서 28일부터 11월 4일까지 열린다. 면적이 170만 ㎡에 이르는 국내 최대의 자연 늪지인 우포늪. 창녕=박영철 기자
증축 끝낸 컨벤션센터 경남 창원시 두대동 창원컨벤션센터. 2000명 수용 규모의 국제회의장과 10개의 일반회의실, 전시장 2곳 등을 갖추고 있으며 람사르총회 개최를 위해 최근 2년 동안 254억 원을 들여 증축공사를 마쳤다. 창원=최재호 기자
증축 끝낸 컨벤션센터 경남 창원시 두대동 창원컨벤션센터. 2000명 수용 규모의 국제회의장과 10개의 일반회의실, 전시장 2곳 등을 갖추고 있으며 람사르총회 개최를 위해 최근 2년 동안 254억 원을 들여 증축공사를 마쳤다. 창원=최재호 기자
■ 람사르총회 28일부터 8일간 축제

《세계 환경인의 축제인 제10차 람사르협약 당사국총회(Ramsar COP 10)가 바짝 다가왔다. 경남도와 경남지방경찰청, 국가정보원 등 관련 기관은 최근 본회의장인 창원컨벤션센터(CECO)에서 대(對)테러훈련을 마치고 개막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총회가 열리는 경남 창원시 일원에는 홍보탑과 현수막 등이 빼곡히 내걸려 축제 분위기다. 》

日이어 亞서 2번째 개최… 참가국 역대 최대

60여개 학술회의-우포늪 탐방 등 행사 풍성

○ ‘건강한 습지, 건강한 인간’이 주제

10월 28일부터 11월 4일까지 CECO에서 개최되는 이번 총회의 주제는 ‘건강한 습지, 건강한 인간(Healthy wetlands, Healthy people)’이다. 3년 주기로 대륙을 순회하는 람사르총회가 아시아에서 열리는 것은 1993년 일본 구시로에 이어 두 번째.

이번 총회는 151개국 2000명 이상의 정부 대표와 국내외 전문가, 민간단체가 참가하는 역대 최대 규모다. 공식 회의는 본회의, 지역회의, 상임위원회 회의로 구성된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확산에 대한 대응지침, 물새 비행경로 보전을 위한 국제협력 증진, 기후변화와 습지, 생물 다양성 증진 등이 주요 의제다.

‘친환경총회’를 달성하기 위해 종이 대신 USB메모리를 적극 활용하기로 했고 탄소중립선언과 탄소상쇄기금 조성 등 의미 있는 행사도 준비돼 있다.

총회 말미에는 이번 행사의 대미를 장식하는 ‘창원선언문’이 채택된다. 창원선언은 총회 주제인 ‘건강한 습지, 건강한 인간’에 걸맞은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습지와 기후변화, 식량안보, 생태 다양성 등이 언급된다.

특히 선언문과 함께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담긴 부록도 만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3년 뒤 열릴 제11차 람사르총회 개최지도 이 회의에서 확정한다.

○ ‘환경 올림픽’의 볼거리와 즐길거리

람사르총회는 CECO와 인근 동읍 주남저수지, 창녕군 우포늪 일대가 주 무대다. CECO에서는 공식행사와 60여 개 학술회의, 야외 행사의 대부분이 진행된다. 동시통역 설비가 갖춰진 국제회의장과 학술회의를 치를 10개 회의실, 2개의 전시장과 야외전시장이 완비됐다.

우포늪과 주남저수지는 공식 탐방지. 창녕군 이방면 유어면 대지면 대합면에 걸쳐 있는 우포늪은 약 1억4000만 년 전 한반도가 생성될 시기에 형성됐다. 면적이 170만 m²에 이르는 국내 최대의 자연 늪지다.

우포늪은 중부내륙고속도로 창녕 나들목에서 승용차로 15분가량 걸린다. 창녕군이 KTX 정차역인 밀양역과 우포늪을 잇는 45인승 무료 셔틀버스를 하루 6차례 운행한다.

창원시 동읍 주남저수지는 철새도래지다. 10월 중순부터 이듬해 3월까지 수만 마리의 철새가 날아든다. 올해엔 예년보다 빨리 큰부리큰기러기, 가창오리, 쇠오리, 흰뺨검둥오리 등 5000여 마리가 날아들었다.

주남저수지 탐방용 자전거 20대를 무료로 탈 수 있다. 생태가이드 18명이 안내를 해준다.

CECO에서 주남저수지까지 오전 9시 반, 오후 3시에 출발하는 투어버스가 다닌다.

람사르총회의 부대행사도 다양하다. 경남의 습지, 자연, 사찰을 둘러보는 생태관광과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문화행사도 곳곳에 마련됐다.

람사르 사무국이 추천한 생태관광 코스로는 △우포늪∼순천만 △주남저수지∼김해 김수로왕릉∼한옥체험관 △낙동강 하구∼진해 에너지환경과학공원∼마산 돝섬유원지 △고성 당항포 관광지∼마산 봉암갯벌∼주남저수지 △우포늪∼해인사 △산청 대원사∼왕등재늪∼외곡늪 △우포늪 △주남저수지∼창원의 집 등 8곳이다.

CECO에 참가국별 홍보관이 있고 야외전시장에는 11개 분야 85개 부스가 꾸며진다. 경남도립미술관, 주남저수지와 우포늪에서는 환경음악회, 전통문화 체험, 생태 체험 등이 마련된다.

창원=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 한국의 주요습지는 용늪 등 11곳 람사르협약으로 보호

한때 ‘쓸모없는 땅’으로 인식되던 습지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흐르던 물이 장기간 정체되는 과정을 통해 생성된 습지는 홍수 완화와 물의 정화, 지하수 충전 등 다양하고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지구의 콩팥’으로 불리는 이유다.

한국의 람사르 습지는 용늪과 우포늪, 장도습지, 순천만, 물영아리, 두웅습지, 무제치늪, 무안갯벌 등 8곳에서 최근 강화도 매화마름 군락지, 오대산 국립공원습지, 제주 물장오리습지 등 3곳이 추가 지정돼 11곳으로 늘었다. 총면적도 81.986km²로 증가했다. 창원 주남저수지의 람사르 습지 등록문제도 논의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약 1800개의 습지가 람사르협약에 따라 관리되고 있다.

부산대 주기재 교수는 “우리나라 서남해안의 광범위한 갯벌은 삶의 터전인 동시에 자연재해를 막아주는 역할을 하고 내륙과 산의 습지들은 생물 다양성의 보고(寶庫)이면서 물 저장소로서의 기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주 교수는 “자연 습지는 하천 유량의 극심한 변화를 막는 기능이 있어 댐이나 저수지, 관개시설을 줄이는 효과가 크다”며 “홍수 시에는 넘치는 물을 저장하고 습지의 식물들은 물의 흐름을 지연시켜 유량의 극심한 변화를 막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순천만과 우포늪 등에서 보듯 습지는 특이한 경관으로 생태관광의 자원이 되기도 한다.

■ 국제환경협약 현황 온난화 등 250여개… 한국 55개 가입

‘지구 온난화, 오존층 파괴, 해양 오염, 습지 파괴, 생물 종(種) 감소….’

환경 문제는 이제 국경을 초월하는 전 지구적인 차원으로 확대됐고 인류의 생존마저 위협하는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한두 국가의 개별적인 노력만으로는 뚜렷한 개선을 이끌어내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다.

국제사회는 공조를 통해 ‘지속가능한 지구’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그 결실로 △대기 기후 △자연 생물 보호 △유해물질 폐기물 △해양 어업 △핵 안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제적 환경협약이 250여 건에 이를 만큼 다양하다.

한국도 람사르협약을 비롯해 기후변화협약, 바젤협약, 생물다양성협약, 남극조약 등 55개의 국제 환경협약에 가입해 지구의 환경을 회복시키려는 노력에 동참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가별 노력보다 국제적 공조가 더욱 효과적이라고 한목소리로 지적한다.

환경부 김찬우 국제협력관은 “탄소 저장, 기후 조절 등 다양한 기능이 있는 습지도 여러 나라에 걸쳐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며 “국제적 환경 협약을 통해 많은 국가를 참여시켜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 환경대학원 윤순진 교수는 “국제 환경협약은 공동의 노력으로 지켜야 할 규칙을 만들고 지혜를 모아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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