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는 “남동구 구월동 D빌딩 3층에 설치된 문화원(면적 1800m²)을 12월까지 운영하고, 전시물은 한·중동협회와 해당 국가에 반납하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문화원에는 이슬람 국가에서 사용하는 실내 장식품, 장신구, 화장 도구, 사막에서 쓰는 천막, 무기와 같은 다양한 자료가 전시돼 있다.
시는 문화원을 없애는 대신 내년부터 인천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의 다양한 문화를 알리는 글로벌센터로 개편해 운영할 방침이다.
그러나 시가 뚜렷한 이유도 설명하지 않고 문화원을 폐쇄하기로 결정하자 지역 문화계에서는 시의 한시적 정책으로 국제적 망신을 당하게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가 2014년 열리는 아시아경기를 유치하기 위해 문화원을 설립했기 때문이다.
2006년 10월 아시아경기 유치에 뛰어든 시는 중동 국가의 지지를 이끌어 낼 아이디어를 찾다가 인천에 문화원을 지으라는 조언에 따라 한·중동협회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설립을 추진했다.
또 경제자유구역 개발사업을 진행하는 시가 중동 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문화원 설립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당시 시는 중동국가 주요 인사를 만나는 자리에서 2012년까지 경제자유구역인 청라지구에 문화원을 확대해 이전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결국 아시아경기를 유치하고 난 뒤 문화원을 닫게 돼 인천시에 대한 중동 국가의 신뢰성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중동뿐만 아니라 더 많은 국가의 문화를 알리는 공간을 만들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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