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구미습지서 흑두루미 편히 쉬어가게…

  • 입력 2008년 10월 31일 06시 50분


희귀 조류인 흑두루미(천연기념물 228호)가 경북 구미시 해평면 일대 습지를 찾고 있다.

흑두루미는 매년 이맘때 겨울을 나기 위해 러시아 아무르 강을 출발해 몽골과 중국을 거쳐 구미의 습지에서 하루, 이틀 정도 쉬었다가 일본 동남부 가고시마 현 이즈미 시로 향한다.

구미 습지에는 25일 흑두루미 8마리가 찾은 이후 28일 900마리가 날아들어 현재 1500여 마리가 휴식하고 있다. 길이가 1m가량인 흑두루미는 머리와 목이 흰색이어서 멀리서도 쉽게 알아볼 수 있다.

흑두루미는 지상에서 1km 이상 높은 위치에서 기류를 타고 월동지를 향해 날아가지만 구미 습지에서 쉬면서 재충전하지 않으면 동해를 건너 일본까지 날아가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구미 습지에 도착한 흑두루미는 ‘선발대’여서 다음 주까지는 총 2000∼3000마리가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두루미(천연기념물 203호) 20여 마리도 구미 습지에 날아들었다.

구미 습지에는 2001년에 지금까지 가장 많았던 8000여 마리의 흑두루미가 찾았으나 이후 감소해 요즘은 2000∼4000여 마리가 찾고 있다. 세계적인 흑두루미 도래지인 이즈미 시에는 8000∼1만 마리가 월동하는데, 이 중 절반가량이 구미에서 쉬었다가 날아간다는 것.

구미시는 해평면 일대 습지를 보호해 흑두루미들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려고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고 있다. 구미시는 조류보호요원을 곳곳에 배치해 사람들의 소음으로부터 방해받지 않도록 하고 있다.

구미시 신동석 산지개발담당은 “먹이인 볍씨를 뿌려 주곤 하지만 흑두루미들이 반드시 먹이가 있는 곳에 앉는 것은 아니어서 기러기들이 먹어 버리곤 한다”며 “어떻게 해야 흑두루미들이 구미 습지를 계속 찾을 수 있을지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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