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me TOWN]In English only!…‘미국 교과서반’

  • 입력 2008년 11월 3일 02시 55분


10월 28일 오후 7시경 학원 강의실. 제2차 세계대전을 주제로 강사와 학생 사이에 영어로 질의 응답이 오가고 있었다. 서영상(35) 정상어학원 대치분원 강사가 질문을 던질 때마다 학생들은 경쟁적으로 손을 번쩍 들었다. 중학교 1, 2학년생인 이들은 미국 고등학교 1학년 세계사 교과서(사진)로 ‘영어몰입교육’을 받고 있다.

미국 교과서를 활용해 문학, 역사, 수학, 과학, 사회 등 주요 과목을 가르치는 이른바 ‘영어몰입교육’ 과정에 매력을 느끼는 학부모층이 있다. ‘미국 교과서반’으로 불리는 이 과정은 자녀를 미국에 보내지 않고도 미국 학생과 똑같은 내용을 공부하는 ‘간접 유학’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 미국 교과서반 수강생들, “내 경쟁 상대는 세계의 또래들”

미국 교과서반 과정을 수강하는 학생들은 주로 영어권 국가로 조기유학을 다녀와서 영어의 ‘감’을 이어가려는 귀국 학생이거나 장래에 영어권 국가로 유학을 가기 위해 일찌감치 미국식 교육법에 익숙해지려는 유학 준비생인 경우가 많다. 사립초교, 국제중, 외국어고, 민사고 등에서 실시하는 영어몰입교육에 대비하려는 학생들도 더러 있다. 학생은 유치원생에서부터 중학생까지이며 수준도 천차만별이다.

정상어학원 공준 마케팅팀장은 “토플 성적 만점을 받고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에 입학한 한국 학생 가운데도 언어장벽 때문에 고생하는 학생이 있다”면서 “학부모들은 대개 자녀를 영어학원에 보내고 3∼6개월 이내에 성과가 나기를 기대하지만, 미국 교과서반은 적어도 3년 정도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다녀야 한다”라고 말했다.

중학교 2학년생 아들과 초등학교 6학년생 딸을 미국 교과서반에 보내고 있는 주부 김영미(45·서울 강남구 대치동) 씨는 경제 여건이 허락하면 자녀를 미국 대학에 보낼 생각이다. 김 씨는 “미국 커리큘럼대로 한국에서 공부하면 아이가 미국 대학에 진학해서 잘 적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씨의 아들은 미국 세계사 교과서를 배우고 나서부터 집에서 지구본을 돌리며 이 나라는 어떻고, 저 나라는 어떻다는 이야기를 영어로 줄줄 말하게 됐다. 두꺼운 미국 교과서로 과학, 역사, 사회 등의 과목을 미리 공부해 둔 덕분에 학교 내신을 대비해 따로 공부하지 않아도 만점을 받을 때가 많아졌다고 김 씨는 설명했다.

이성애(44·여·서울 송파구 오금동) 씨는 캐나다로 1년 반 정도 조기유학을 다녀온 중학교 2학년생 딸을 영어 실력 유지를 위해 미국 교과서반에 보낸다. 이 씨는 “외국에서 공부하는 커리큘럼과 비슷해서 아이가 강의 내용을 받아들이기 쉬웠다”고 말했다.

미국 교과서반 과정을 들으려면 엄격한 레벨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 우리말로도 만만치 않은 교과 과정을 영어로 배워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학원마다 규정은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영어권 국가에서 1년 이상 정규교육을 받았거나 영어실력이 우수한 학생일 것’을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 미국 교과서반, 어떤 강사가 어떻게 가르칠까?

미국 교과서반의 강사는 원어민이나 해외 교포, 혹은 네이티브 수준의 영어를 구사하는 장기유학 경험자가 맡고 있다. 교육과정은 대개 학교와 비슷한 학기제로 운영된다. 예를 들어 문학과 역사를 1학기(6개월)에 배웠다면 사회와 과학을 2학기(6개월)에 배워서 4개 과목의 미국 한 학년 과정을 다 배우는 식이다.

역사, 문학, 사회, 과학 등 주요 교과목마다 담당 교사가 정해져 있다. 수업은 100% 영어로만 진행된다. 교실에 들어서는 순간, 친구들끼리 수다를 떨 때도 영어로만 해야 한다. 출결 확인이 엄격하고 숙제도 많다.

학생들이 “미국 교과서반 수업이 있는 날이면 다른 숙제는 다 제쳐두고 영어 숙제에만 매달려야 할 정도”라고 말할 정도다. 유학을 대비해 토플 시험 대비 과정을 병행해서 진행하는 곳도 많다.

미국 고등학교나 대학교에 진학해서도 무리 없이 적응할 수 있도록 미국식 교육법에 맞춰 말하기와 쓰기 교육을 강조하는 것도 특징이다. 어학원에서는 매 시간마다 학생들을 소규모 집단으로 나눠서 토론시키고, 특정 주제에 대해서 발표를 하도록 한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수업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에세이 등 쓰기 숙제도 매 시간마다 주어진다. 미국에서는 쓰기 교육을 강조해서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때 ‘블루북’이라고 불리는 20∼30쪽 분량의 빈 노트를 주고 에세이를 쓰도록 하는 학교가 많다. 미국으로 유학을 간 한국 학생들은 대개 에세이 쓰기 때문에 고전을 하게 된다. 이 때문에 미국 교과서반에선 에세이를 쓰는 훈련을 중시한다.

최세미 기자 luckysem@donga.com

【Q】

“Why did Hitler begin mass killings of Jews?”

(히틀러는 왜 유대인 대학살을 했을까요?)

【A】

“Hitler killed Jews because of pureness of alien races.”

(다른 인종을 배척하는 순혈주의 때문이었습니다.)

【Q】

“What does ‘Kamikaze’ indicate about the strength of the Japanese Navy?”

(가미카제-태평양 전쟁 공군 자살 공격조-를 통해 알 수 있는 일본 해군의 전력은 어느 정도인가요?)

【A】

“It was so weak that they have to use suicidal missions.”

(일본 A 해군은 너무 약해서 자살공격이라는 작전을 써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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