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0∼2008 학위취득신고 2만5204명 분석
80년대엔 기계공학 1위-화학 3위로 인기
2000년대 상위 10개 전공중 7개가 문과
1980년 199명이었던 해외 박사학위 취득자는 1991년 1118명으로 처음 1000명 선을 돌파한 뒤 2001년 1472명으로 최다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1980년대 4334명이었던 해외 박사는 1990년대에는 1만1347명으로 세 배 가까이 급증했다.
그러나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경제난의 여파로 2004년 14년 만에 1000명 선이 무너졌다. 1997년부터 유학생이 급감하면서 박사학위 취득에 필요한 기간인 5∼6년이 지난 2004년과 2005년 793명과 798명에 그쳤다. 이후 2006년 1120명, 2007년 900명 등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해외 박사의 전공은 교육학이 1154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경제학 1100명 △경영학 968명 △기계공학 963명 △기독교 신학 856명 순이었다.
▽전공은 경제·사회상의 거울=‘3저 호황’을 누리며 높은 경제 성장을 구가하던 1980년대에는 기계공학과 경제학 분야의 외국 대학 박사 취득자가 각각 239명(5.5%)으로 가장 많았다.
1980년대 초반에는 물리학 생물학 화학 등 순수 자연계열이, 1980년대 후반에는 기계공학이나 전자·정보통신 등 이공계열이 많았다.
특히 화학(233명)을 비롯해 물리학(165명) 전자·정보통신공학(157명) 생물학(142명) 수학(104명) 등 이공계열 전공 6개가 해외 박사의 상위 전공 10개에 포함됐다.
1990년대에는 굴뚝 산업에서 금융 산업으로 중심이 옮겨가는 경제 상황을 반영해 경영학이 부상했다. 1980년대 188명이었던 경영학 전공 해외 박사는 1990년대 493명으로 급증했다.
2000년대에는 기독교 신학 전공 박사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 눈에 띈다.
정기오 한국교원대 교수는 “신학교들이 2000년대에 정식 허가를 받은 신학전문대학원으로 탈바꿈하면서 교수 수요가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이공계 기피 현상도 박사 학위 수로 나타났다. 2000년대 전공 상위 10개 중 이공계열은 기계공학(273명) 전자·정보통신공학(251명) 토목공학(251명) 등 3개에 불과했다. 기계공학 전공은 1980년대에 비해 34명만 늘어났다.
▽전공 따라 희비 교차=1990년대 정보기술(IT) 붐을 이끌었던 전자·정보통신공학 분야는 같은 시기에 박사학위 취득자가 정점을 이뤘다.
전자·정보통신공학 박사는 1985년까지 한 자릿수에 불과했지만 이후 매년 큰 폭으로 늘어나 1980년대에는 7번째로 많은 157명의 박사가 나왔다. 1990년대에는 393명으로 여섯 번째였지만 IT 거품이 빠지기 시작한 2000년대에는 251명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경제학과 교육학 등은 시대와 관계없이 꾸준히 강세를 보였다. 특히 1980년대(210명)와 1990년대(440명) 계속 해외 박사 전공 중 네 번째로 많았던 교육학은 2000년대 들어서는 504명으로 1위로 올라섰다.
어학 전공 중에서는 일본어와 중국어가 부상하는 반면 영어와 프랑스어가 쇠퇴하는 추세를 보였다.
2000년대에 일본어와 중국어는 각각 283명(2.9%)과 263명(2.8%)으로 1, 2위를 기록했다. 1990년대까지 부동의 1위였던 영어는 218명(2.3%)으로 세 번째로 밀려났다. 특히 중국어는 1980년대 36명, 1990년대 159명으로 급증했다.
이종재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는 “시대별로 외국 박사 취득 분야가 달라진 것은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과 생활 문화 변화에 따라 필요로 하는 전문가의 성격도 달라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美 1만4043명 최다… 최근 中-러 급부상▼
▽급부상한 중국 박사=전체 박사학위 취득 국가는 미국이 1만4043명으로 55.7%를 차지했고 △일본 4182명(16.6%) △독일 2078명(8.2%) △프랑스 1130명(4.5%) △영국 1079명(4.3%) △중국 731명(2.9%) △러시아 366명(1.5%) △대만 290명(1.2%) △캐나다 232명(0.9%) △호주 215명(0.9%) 등이었다.
미국 박사학위는 1980년대 2744명이던 것이 1990년대 6679명으로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났지만 2000년대에는 4620명으로 다시 줄었다.
반면 중국 러시아 캐나다는 2000년대 전체 박사학위 수가 줄어든 와중에도 취득 국가 비율이 계속 높아졌다.
특히 중국은 1980년대 한 명도 없었던 박사학위 취득자가 1990년 164명으로 늘어난 뒤 2000년대에는 567명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해 프랑스와 러시아를 제쳤다.
중국 박사의 전공은 중어중문학이 300명으로 가장 많았고 역사학(75명), 철학(57명), 정치외교학(61명), 경제학(47명) 등 사회과학 분야의 박사가 많았다.
일본의 약진도 눈에 띈다. 1980년대에 626명이었던 일본 출신 박사는 1990년대와 2000년대 각각 1753명과 1803명으로 2위를 차지했다.
일어일문학 전공이 398명으로 가장 많은 가운데 기계공학(227명), 재료공학(149명), 환경공학(124명), 토목공학(121명) 등 공학 분야가 많았다.
이현두 기자 ruchi@donga.com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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