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철새들아, 편히 쉬다 가렴”

  • 입력 2008년 11월 3일 06시 33분


추수가 끝난 전북 군산 들녘은 곧 찾아올 철새들의 쉼터를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전북 군산시는 국내 대표적 철새 도래지인 금강하구와 인근 나포면 일대 논을 대상으로 실시 중인 ‘생물 다양성 관리계약’이 효과를 봄에 따라 총 2억4000만 원을 들여 이달 초부터 철새 먹이 터와 쉼터 조성에 나섰다.

생물 다양성 관리계약이란 철새로 인한 농가의 피해를 정부와 자치단체에서 보상하거나 철새의 먹이를 제공하기 위해 농사를 짓는 일종의 농작물 계약 재배로 새와 인간의 공존을 추구한다.

손실 보상금은 국비 30%, 도비와 시비에서 35%씩 부담한다.

이 계약은 보리를 재배해 철새의 먹이로 제공하는 ‘경작 관리계약’과 철새에게 볏짚을 제공해 쉼터를 조성해 주는 ‘보호활동 관리계약’으로 나뉘며 손실은 실비로 보상된다.

올해 이 사업에는 319명의 농민이 참여했으며 필지(4000m²)당 보리경작은 70만 원(작년 64만 원), 볏짚 남기기는 10만 원(6만 원)을 받는다. 단,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농사를 짓지 못한다.

군산시는 보리 경작을 위해 발아율 1등급인 보리종자를 농협에서 공동구매해 파종토록 했으며 금강호 인근 십자들녘의 논 3필지를 임차해 직접 경작하기로 했다.

십자들녘(430ha)은 나포면 전체 면적의 절반을 차지하는 너른 평야로 2002년에 환경부로부터 ‘생물 다양성 관리계약 시범지구’로 지정됐다.

한성우 학예연구사는 “철새가 안전하게 머물다 갈 수 있도록 먹이 터와 쉼터를 만들어 주고 있다”면서 “계약재배지가 아닌 주변의 보리밭을 습격하는 철새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내년에는 6억여 원을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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