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보호학과, 저작권보호학과, 스트랜튼학부, 파이낸스경영학과, 생명나노화학과…. 최근 대학에 이색학과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들 학과는 사회변화와 신세대의 취향에 맞춰 새 이름을 내세우며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름만으로 이른바 ‘대박’이 난 학과도 있다. 이들 학과의 이름만 들으면 도대체 무엇을 배우고 졸업 후 진로는 어떻게 되는지를 짐작할 수 없어 어리둥절해 하는 대학입시 수험생과 학부모가 많다. 이들을 위해 비교적 취업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각 대학의 이색학과를 소개한다.》
색다른 학과 특별한 전공… 4년 뒤의 ‘귀하신 몸’ 예약
○ 사회재활 전문가 양성-경기대 교정보호학 전공 (정시 ‘가’군)
교정학은 범죄자 교화와 사회 복귀를 목표로 하는 실사구시적인 학문이다. 학문의 성격상 형사사법학, 법학, 사회학, 심리학, 사회복지학, 교육학 등 다양한 사회과학 분야와도 연관이 있다. 이 학과 졸업자는 주로 법무부 산하 청소년·성인교정시설에서 교정직, 소년보호직, 보호관찰직 공무원으로 일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 사회 교정기관이나 청소년 관련기관에서 상담 전문가로 활동하거나 기타 형사사법 분야에 종사할 수도 있다. 학문적 특수성과 희소성 때문에 학계로의 진출도 기대된다.
○ 지적재산 지킴이-상명대 저작권보호학과 (정시 ‘나’군)
국가나 개인의 창작물에 대한 권한과 이익을 보호해줄 국제적인 저작권 보호 전문가를 양성하는 학과다. 이 학과에서는 저작권의 법적 근거와 저작권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 기술 등을 배운다. 저작권 관련 자격증 시험도 대비할 수 있다. 인터넷의 보급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으로 저작권 관련 전문가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관심을 모을 가능성이 높다.
○ 글로벌 CEO-성균관대 글로벌경영학부 (정시 ‘가’, ‘나’군)
국제화 시대에 맞는 경영자를 길러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1학년 때부터 강의를 100% 영어로 진행하고, 미국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벤치마킹한 커리큘럼을 운영한다. 미국 인디애나주립대 켈리스쿨과 복수학위 협정이 체결되어 있다.
○ 멀티플레이어 양성-이화여대 스크랜튼학부(정시 ‘가’군)
특정한 전공을 정하지 않고 입학해서 기초교육을 받고 1학년 말에 자신의 주전공을 고르는 자유전공학부다. 스크랜튼학부생은 주전공 외에도 5개의 세부 전공(문화연구, 디지털 인문학, 사회과학 심화, 과학과 생명, 자기설계 트랙)을 복수전공으로 이수해야 한다. 졸업 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나 의학전문대학원 등 국내외 전문대학원에 진학하거나 금융전문가, 회계사, 변리사, 다국적 기업 컨설턴트, 국제기구 전문직 등으로 진출하도록 교육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 금융 스페셜리스트-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정시 ‘나’군)
경영학부가 경영학의 모든 분야를 고루 배우는 제너럴리스트 양성을 목표로 한다면 파이낸스경영학과는 금융 분야에 특화된 스페셜리스트를 길러내는 게 목표다. 졸업생은 새로운 금융상품을 만들어내는 파이낸셜 엔지니어, 애널리스트(투자분석가), 펀드매니저, 일반기업 재무담당자 등으로의 진출이 유망하다.
○ 경영학+전산학-한양대 정보시스템학과 (정시 ‘가’, ‘나’군)
정보시스템학은 경영학과 전산학을 접목시킨 학문이다. 이 학과는 기업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정보시스템을 기획·설계·구축하는 방법을 가르친다. 졸업생은 전산학 전공자에 비해 경영학적 지식도 갖추게 돼 기업 진출이 용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 나노와 생명기술의 결합-국민대 생명나노화학과 (정시 ‘가’군)
화학과 바이오기술, 나노기술을 함께 가르친다. 학부생도 산학협동 연구개발 프로그램 등에 참여해서 전문성을 키울 수 있도록 한 현장실습을 중심으로 교육하는 것이 특징이다. 졸업생은 화학 관련 연구소의 연구직, 산업체 기술직, 제약회사 사원, 보건위생 및 환경 관련 공무원, 식품회사 연구원 등으로 일할 수 있는 지식을 갖추게 된다.
○ 신물질 개발-중앙대 화학신소재공학부 (정시 ‘나’군)
제품 생산에 필요한 물리적·화학적 처리공정을 다루는 법과 신물질을 개발하는 법을 가르친다. 최근 환경, 바이오, 신소재산업 등에서 화학공업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어 졸업생의 진출 분야가 갈수록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LCD, PDP 산업도 이 학부 졸업생을 필요로 하는 분야다.
이색학과는 실용적인 학과이기 때문에 취업률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취업률만 의식해 지원하기보다는 자신의 적성, 소질, 관련 분야의 성장 가능성 등을 따져서 전공을 선택해야 한다. 신설 학과라면 실제 대학의 설치 목적을 수행할 수 있는 교수진과 커리큘럼을 제대로 갖추고 있는지를 꼼꼼히 검증 해보는 게 좋다.
최세미 기자 luckyse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