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특강에 등록금 면제… 우수학생 대거 몰려
대구 영남대는 최근 발표된 종합재무설계사(AFPK) 자격증 시험에서 합격률 1위를 기록했다.
응시자의 평균 합격률이 28.5%인데 비해 영남대는 지원자 53명 중 42명이 합격해 79.2%의 높은 합격률을 보였다.
영남대는 “종합재무설계사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높아 학교 역시 적극적으로 지원했고,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종합재무설계사는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가 되기 위한 첫 관문으로, 이 자격증을 가지고 실무경력 3년과 200시간의 교육을 받으면 CFP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영남대 원승연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학원으로 학생들이 몰리는 것을 보고 학교가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며 “강사를 초빙해 무료로 강의를 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로 취업문이 좁아지면서 특수 자격증 시험에서 독보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대학 학과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수출입업체의 위탁을 받아 통관 업무를 대행해주는 관세사의 경우, 중앙대가 4년 연속 합격자 수 1위를 기록했다.
중앙대 경영학과 최석범 교수는 “관세사 1차 시험에 합격하면 한 학기 등록금을, 2차 합격 때는 졸업할 때까지 등록금 전액을 지원하는 유인책을 내걸었다”며 “선배 합격자를 초빙해 합격 노하우를 전달하고 관세사 특강을 개설하는 지원책도 병행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의무기록사 자격시험에서 응시생 40명 전원이 합격해 100% 합격률을 기록한 경남정보대도 젊은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학교의 지원 등에 힘입어 높은 자격증 시험 합격률을 기록하자 이들 학과엔 자연스럽게 우수 학생들이 몰리고 있다.
연세대 경영대 1학년 백모(19) 군은 서울대에도 합격했지만 “공인회계사 시험에 도전할 때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연세대를 선택했다. 연세대 경영대가 4년 연속 공인회계사 합격자 수 1위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연세대 경영대는 “입학부터 공인회계사를 염두에 둔 신입생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학생들을 위한 오리엔테이션과 공인회계사 시험반을 구성해 지원하는 등 학교 역시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20년 전 4년제 대학 최초로 세무학과를 개설한 서울시립대는 올해 발표된 세무사 자격시험에서 20명의 합격자를 배출해 합격자 수 1위를 기록하는 등 매년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다.
서울시립대는 “세무사를 희망하는 우수 학생들이 세무학과에 몰리면서 다른 과에 비해 합격 점수가 높다”고 밝혔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