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0년 동안 고학력·전문직 여성의 비율이 높아지고 여성의 결혼연령이 늦어지는 등 한국 여성의 삶이 크게 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여성부와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주최로 열린 건국 60주년 기념 학술심포지엄 ‘한국 여성 삶의 변화와 미래 어젠다’에서 발표된 ‘지표를 통해 본 한국 여성 삶의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여성 인구 중 대졸 여성은 1966년 1% 미만에서 2005년 20%로 늘었다. 여성 고용률은 1970년 38.2%에서 2007년 48.9%로 증가했다.
2007년 행정, 사법, 외무 등 3대 고시의 여성 합격자 비율은 35∼67%로 1990년대 중반 10% 미만에서 크게 늘었다.
여성 의사는 1962년 14.6%에서 2005년 19.7%, 치과의사는 6.8%에서 23%로 증가했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면서 결혼과 출산 연령은 늦어졌다.
여성의 초혼 연령은 1987년 24.5세 2007년 28.1세로 4세 정도 늦어졌다.
아이를 낳는 연령대는 1970년대에서 1980년대 중반까지 20대 산모가 59.9∼85.5%로 압도적으로 많았다가 2005년에 30대 산모(50.3%)가 20대 산모(47.6%)를 처음으로 앞섰다.
여성의 사회적 지위는 높아졌지만 남성과의 격차 해소는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성별 평균 소득수준을 보면 남성은 2004년 2600만 원에서 2007년 4100만 원으로 증가했지만 여성은 1200만 원에서 2100만 원으로 남성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2006∼2007년 남성 가구주가 저소득층에 속하는 비율은 19%였지만 여성 가구주의 경우 53∼55%가 저소득층이어서 남성 가구주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여성은 사회 일원으로서 느끼는 만족도도 낮아 남성은 자신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중간층(56.7%)으로 인식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지만 여성의 59.5%는 자신을 하층으로 인식했다.
연구책임자인 민현주 여성정책연구원 연구원은 “정치경제 분야에서 여성의 고위직 진출을 보여주는 유엔개발계획(UNDP)의 여성권한 지수가 우리나라는 2007년 93개국 중 63위에 불과할 정도로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여성의 사회 진출을 어렵게 하는 육아부담, 여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 불평등한 근로여건 등을 해소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