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관광용지 늘리고 완공도 2020년으로 당겨
18조원 사업비-7억t 토사 조달이 사업성공 관건
새만금이 날개를 달았다. 1991년 공사를 시작한 이후 수많은 논란과 갈등 속에 잠겨 있던 새만금의 미래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2006년 전북 부안과 군산 양쪽에서 쌓아 나가던 방조제가 연결된 뒤 광활한 바다처럼 물속에 잠겨 있던 방조제 내부 땅이 빠른 속도로 드러나기 시작해 현재 20%를 넘었다.
새만금 사업의 추진 방향도 잡혔다. 새만금 프로젝트는 대규모의 농지 조성 사업이 아니라 한 차원 높은 차세대 국가 성장동력이자 ‘동북아 경제 중심지’로 방향을 틀었다.
내년 말 방조제 최종 완공을 앞두고 보강공사가 한창인 새만금 현장은 군산 쪽에 드러난 땅에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공사의 개발사업자가 선정되면서 개발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 동북아 경제 중심지로
지난달 21일 정부는 새만금의 산업, 관광용지 등 복합용지를 70%로 확대하고 농업용지는 30%로 줄인다고 발표했다. 2030년으로 예정된 새만금 개발 완공 시기도 2020년으로 앞당길 계획이다.
새만금 사업은 내년 말까지 외부 방조제 공사를 마치고 방조제 안으로 흘러드는 동진강과 만경강의 물길을 잡아 2010년 육지와 물을 분리시키는 방수제 공사를 시작한다.
내부 방수제 138km를 쌓는 공사에는 2015년까지 2조 원가량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된다.
새만금의 매력은 광대한 면적뿐 아니라 엄청난 규모에 아무런 규제나 민원이 없는 100% 국유지라는 점, 기본 인프라만 깔아두면 어떤 용도로도 사용이 가능한 백지와 같은 가능성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새만금 개발에 필요한 법적 지원 근거를 담은 새만금특별법과 경제자유구역 지정으로 새만금 사업에서 전북도의 발언권은 점점 커지고 있다.
전북도의 새만금 전략은 ‘속도와 창의성’이다. 새만금 산업단지의 개발은 의외로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8월 개청한 새만금경제자유구역청은 9월 24일 군산 방면 18.7km²(약 560만 평)에 산업단지를 우선 개발키로 하고 개발사업자로 농촌공사를 선정했다.
경제자유구역청은 새만금의 선도사업인 산업단지를 최대한 ‘싸고 빠르게’ 공급하기로 하고 내년 초 공사에 들어가 2018년 완공 예정이다. 2010년부터는 선분양을 시작한다.
전북도는 부품소재와 신재생에너지, 항공우주산업 분야, 자동차와 조선산업 유치를 희망하고 있다.
부안 측 관광용지와 고군산군도 해양 관광개발에도 몇몇 기업이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사업 성공을 위해서는 더 큰 그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새만금 내부 한가운데에 섬처럼 드러난 2000ha의 국제업무지구에는 두바이와 같은 규제가 전혀 없는 ‘투자 천국’으로 만들자는 등 갖가지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다.
전북발전연구원에서는 새만금 일대에 풍부하게 펼쳐져 있는 배후농지를 활용해서 곡물과 화훼 등을 다루는 국제상품거래소를 건립하자고 제안했다.
○ 이제부터 산 넘어 산
새만금 사업에는 지금까지 방조제 등 외곽시설 공사비용만 2조6606억 원이 들어갔고 앞으로 18조9000억 원이 추가로 투입돼야 한다. 사업비의 절반을 넘는 민자를 어떻게 끌어들일지에 대한 세부계획은 아직 마련돼 있지 않다.
성토가 필요 없는 농지가 줄고 산업 관광용지가 늘어나면서 7억 t가량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난 토사를 어디서 어떻게 구할지도 난제다.
산업단지 등 확대와 동진 만경수역 동시 개발로 인한 내부 호수의 수질 악화 가능성도 여전히 갈등의 불씨로 남아 있다.
개발에 필수적인 신항만 예산 확보와 대규모 관광개발 등에 필요한 외자유치도 사업 성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주=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