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잇단 교수직 거절에 지원금 지급 검토
최근 환율 급등으로 서울대의 외국인 교수 채용에 비상이 걸렸다. 이에 따라 서울대는 이장무 총장 지시로 외국인 교수에 대한 특별지원금 지급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대 공대는 올해 9월 말 공사관리(CM) 분야의 권위자인 미국 플로리다국제대 A 교수(건설공학)에게 테뉴어(정년보장)와 함께 정교수직을 제안했다. 이때 A 교수에게 약속한 연봉조건은 약 9000만 원.
이 돈은 9월 말 환율 기준(달러당 1204.5원)으로 7만4700달러에 해당하는 액수였지만, 환율이 오르면서 지난달 7일(달러당 1317원) 6만8300달러로 줄었다. A 교수로서는 1주일 만에 6400달러의 연봉이 날아간 셈이다. 연초 환율(달러당 937원)로 계산하면 무려 2만 달러 이상이 사라진 것이다.
결국 A 교수는 교수직 제의를 거절하는 내용의 e메일을 서울대에 보내왔다. 이처럼 환율 급등으로 달러 연봉이 크게 줄면서 서울대 공대는 올해 9월 이후 외국인 교수 3명에 대한 영입에 잇달아 실패했다.
상황이 심상치 않자 대학 본부가 나섰다. 이 총장이 “외국인 교수들의 환 손실을 보전하는 차원에서 1인당 1000만 원 정도의 추가 지원금 지급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
주종남 기획실장은 “외국인 전임교수뿐만 아니라 강의교수 석좌교수 등에 대한 지원도 고려 중”이라며 “5억∼6억 원의 재정이 더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대 경영대는 앞으로 외국인 교수 채용 과정에서 연봉을 달러 기준으로 제시키로 했다.
환율 인상은 해외 학술지를 구입해야 하는 서울대 중앙도서관에도 부담이다. 중앙도서관의 올해 해외 학술지 구입 및 구독 예산은 53억 원. 하지만 환율 급등으로 10월 초까지 환차손에 따른 추가 손실이 20억 원가량 쌓였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