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여고생 3명이 숨지고 22명이 다친 대덕여고(부산 사상구 덕포동) 앞 승합차 교통사고를 계기로 안전 통학로를 만들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자 허남식 부산시장과 설동근 부산시교육감이 3일 시청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안전 통학로’ 만들기 사업을 지속적으로 펴나가겠다고 밝혔다.
허 시장과 설 교육감은 “일어나서는 안 될 참사가 발생해 안타깝다”며 “다시는 이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당장 개선이 필요한 곳은 응급으로 처리하는 등 등하굣길 안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시와 교육청은 사고 이후 부산지역 전 학교에 대한 조사를 벌여 정비가 필요한 68개교를 선정한 뒤 우선 내년 초까지 예산 42억 원을 들여 안전시설을 설치하기로 했다. 대상학교는 진입로가 경사도 16∼20% 이상이거나 폭 8m 이하로 보도가 설치되지 않은 학교, 미끄럼 방지 및 방호벽 등 교통안전시설이 미흡한 학교 등이다.
이에 따라 영도구 광명고는 진입로 140m에 인도와 차도를 분리하고 신선중과 영상예술고, 영선중 경사로에는 과속방지턱 및 미끄럼 방지 시설을 설치한다. 부산진구 동의대와 동의공업대에도 협소한 경사지 통학로에 교통안전 시설물 및 미끄럼 방지시설을 설치하기로 했다.
비탈길이 가파른 동래구 동인고 부산맹학교를 비롯해 해운대구 반여고 부산기계공고 한독문화여고 해운대여중고 재송중·여중, 사하구 건국중 부일외고 감천중, 금정구 남산중고 브니엘고, 연제구 장영실과학고 계성정보고, 동구 금성중고 선화여중 부산컴퓨터고 등에 대해서는 미끄럼 방지 포장을 하거나 차량통행을 제한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예산 135억 원을 들여 어린이보호구역 55곳, 교통사고 잦은 지역 32곳, 위험도로 10곳 등 109곳에 대해 도로환경 개선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시는 또 교육청, 경찰청, 각 구군, 도로교통공단 등과 통학로 정비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조사와 시설 정비 및 보강사업을 지속적으로 펴 나가기로 했다.
이와 함께 학교주변 불법 통학차량에 대해 일제조사를 벌여 영업정지나 범칙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한편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대덕여고 진입로에서는 8월 초에도 비탈길을 오르던 마을버스가 뒤로 10m가량 밀리면서 옹벽을 들이받는 바람에 여고생 10여 명이 다치는 등 올해 들어 3건의 사고가 발생한 위험지역이었다.
그러나 학교와 관할 사상구청은 미끄럼 방지시설만 설치하고 가드레일 등 안전시설을 설치하지 않아 예고된 인재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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