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동서남북/1년 넘게 낮잠자는 부산 후불교통카드…

  • 입력 2008년 11월 5일 06시 26분


“부산시는 도대체 뭘 하는지 모르겠네요. 중소도시에서도 신용카드 한 장이면 되는데 국제도시라고 하는 부산에서는 현금이나 부산만의 카드를 이용해야 하나요.”

부산시 홈페이지에는 몇 년 전부터 ‘선불제 교통카드’에 대한 불편과 시대에 뒤떨어지는 교통행정을 지적하는 시민과 외지 관광객들의 글이 잇따르고 있다.

시의 답변은 매번 “관련기관과 협의 지연으로 늦어지고 있지만 연내 도입을 추진하겠다”는 말뿐이다.

부산은 1997년 전국에서 가장 먼저 교통카드제를 시행하면서 “전자지갑으로 교통비를 낼 수 있는 교통혁명시대가 왔다”며 미리 돈을 주고 충전한 선불카드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라고 대대적인 홍보를 했다.

이후 다른 광역도시는 후불카드인 신용카드로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시스템을 도입했고, 다른 곳에서도 사용하는 데 불편이 없도록 했다. 이달부터는 기초단체인 포항시에서, 내년 1월에는 강릉시에서 후불제 교통카드제를 시행한다.

부산시도 지난해 240억 원의 예산을 들여 후불교통카드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러나 1년 넘게 지하철, 시내버스, 마을버스, 택시 등 교통운영기관들과 후불카드 수수료 조정 협의를 하지 못해 시스템을 놀리고 있다. 선불제 카드인 ‘하나로’ ‘마이비’ 등을 충전해주는 상인들의 수수료 감소 항의문제도 풀지 못하고 있다.

올해가 두 달도 남지 않았는데도 “후불제 실시는 3개월이면 충분하고, 지하철에는 연내 시행이 가능하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부산을 찾은 관광객 대다수가 “대중교통요금을 계산하는 데 가장 큰 불편을 느꼈다”고 한말이 이들에게는 들리지 않는 모양이다.

“무슨 협의가 수년씩 걸리는지 이해가 안 된다”는 시민들의 지적에 이제는 부산시가 책임 있는 답을 내놓아야 할 때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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