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인천공항은 철새쫓기 머리싸움 중

  • 입력 2008년 11월 6일 02시 58분


공포탄은 기본인천국제공항에선 요즘 새떼 퇴치작전이 한창이다. 4일 인천국제공항 활주로 북측 유수지 일대에서 공포탄으로 새떼를 쫓고 있는 조류퇴치요원들. 철새들이 싫어하는 음향 발생기나 덫, 조류 미끄럼틀 등 친환경 퇴치 장비도 동원되고 있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공포탄은 기본
인천국제공항에선 요즘 새떼 퇴치작전이 한창이다. 4일 인천국제공항 활주로 북측 유수지 일대에서 공포탄으로 새떼를 쫓고 있는 조류퇴치요원들. 철새들이 싫어하는 음향 발생기나 덫, 조류 미끄럼틀 등 친환경 퇴치 장비도 동원되고 있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춤추는 인형-음향발생기 등 동원 퇴치작전 분주

“탕, 탕, 탕∼.”

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북측 방조제 유수지 인근에서 조류 퇴치 요원들이 공중을 향해 공포탄을 발사했다. 도요새, 갈매기 떼들이 상공으로 날아 유유히 선회 비행한 뒤 바다 쪽으로 달아났다.

최근 인천국제공항 활주로 주변에서 항공기와의 충돌로 인한 사고(버드스트라이크)를 막기 위한 ‘조류 퇴치 작전’이 강화되고 있다.

겨울 철새들이 서서히 몰려오는 데다 영종도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녹지가 사라지자 이곳에서 둥지를 틀던 철새들이 활주로 주변 유수지와 갈대밭으로 날아들고 있다.

활주로 주변에서 관측된 철새가 10월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 9946개체보다 많은 1만3122개체였다. 이에 따라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조류 퇴치를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

가장 기본적인 대책은 순찰 강화.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소속된 30여 명의 퇴치 요원이 하루 3교대로 활주로 일대를 순찰한다. 이들은 보통 유효 사거리 30∼40m인 공포 총으로 새들을 쫓지만 무리를 지어 이동 중인 철새 떼가 나타나면 150∼200m의 공중에서 폭발하는 원거리 공포 총을 쏘기도 한다.

조류들이 기피하는 천연허브향을 초지에 뿌리거나 스카이 댄스(바람에 흔들리는 허수아비) 등 친환경 퇴치 장비도 시험 설치하고 있다.

철새들이 싫어하는 음향발생기도 업그레이드됐다. 소리 도달 거리가 100∼200m에서 500m로 늘어난 증폭 음향발생기를 이동용 차량에 부착해 다닌다.

항공안전본부 공항환경과 정수용 서기관은 “항공기 운항 횟수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조류충돌 건수는 항공기 1만 대당 1.26건으로 프랑스 1.84건, 스위스 2.38건보다 낮다”며 “앞으로도 조류 퇴치활동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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