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탐방 세계로…미래로…]아주대학교

  • 입력 2008년 11월 7일 02시 58분


매년 300명 교환학생…‘국제화 대학’ 정평

《아시아를 넘어 세계 속에서 경쟁하려는 국내 대학이 늘어나고 있다. 단순히 구호에 머물지 않고 적극적인 투자와 인재 영입 등을 통해 세계 일류 대학을 향해 한발 한발 나아가고 있는 대학이 적지 않다. 글로벌 대학을 향해 전진하고 있는 대학들의 특성화된 강점과 학생들을 위한 혜택, 입시요강 등을 시리즈로 소개한다.》

해외 148개 대학과 교류협정… 철저한 1대1 맞교환

‘아주 비전 2023’ 선포 2023년 세계 100대 대학 시동

경기 수원시 영통구에 자리 잡은 아주대. 6일 석조로 만들어진 학교 정문을 지나 본관으로 향하는 도로 양쪽에 늘어선 가로수마다 붉고 노란 단풍잎이 가득했다.

늦가을 정취가 물씬 풍기는 캠퍼스 곳곳에서 두건을 두른 동남아시아 여학생, 스페인어 잡지를 손에 든 남미 남학생 등이 한국의 가을을 만끽하고 있었다.

개교 50주년이 되는 2023년 세계 100대 대학 진입을 목표로 삼은 아주대는 35개 국가에서 온 외국인 학생 510명과 함께 글로벌 대학의 꿈을 키우고 있다.

▽내실 있는 급성장=아주대는 한 학년이 2000명 정도로 수도권 사립대로서는 큰 규모가 아니다. 하지만 개교 35주년을 맞은 아주대의 진짜 모습은 학교 구성과 운영에 숨어 있다.

한국과 프랑스 정부의 협정으로 공대로 출발한 아주대는 1981년 종합대로 승격돼 현재 9개 단과대를 갖추고 있다.

서문호 총장은 “경기도에서는 유일하게 의학전문대학원, 법학전문대학원, 경영전문대학원을 모두 갖춘 대학”이라며 “중소기업법무상담실, 중국 진출 법무지원실, 대북경제교류 법무지원실, 병원 등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인프라도 뛰어나다”고 말했다.

아주대의 선진적인 학교 운영 방식은 매번 대학가의 화제가 됐다.

학부제가 처음 등장한 것도, 교수업적평가와 강의평가가 시작된 곳도 아주대다. 캠퍼스정보화와 원스톱 행정시스템은 벤치마킹하려는 다른 대학 교직원들의 견학 행렬을 만들기까지 했다.

▽원하는 학생은 누구나 해외로=많은 성과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국제화다. 국제화가 화두가 아닌 대학이 없는 시대지만 아주대의 국제화는 ‘입소문을 통한 알짜 성공’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아주대는 43개국 152개 대학과 교류 협정을 맺고 있다. 연간 51개국 850여 명의 학생이 아주대를 찾는다. 현재는 학위과정에 33개국 235명, 교환학생에 18개국 115명, 한국어학당에 16개국 160명이 재학 중이다.

1999년 3명으로 시작한 아주대의 교환학생 제도는 미국 중심에 맞추는 대부분의 대학과는 달리 유럽과 개발도상국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는 유럽, 아프리카, 남미, 아시아의 다양한 국적이 뒤섞이게 된 비결이 됐다.

철저한 1 대 1 맞교환 원칙도 주효했다. 해외 대학에서 한 명이 아주대로 오면 아주대 학생 한 명이 해당 학교로 가는 시스템을 철저히 지켰다.

박만규 대외협력처장은 “특정 학교나 지역에 학생들이 몰려가지 않고 철저히 혼자 적응하는 법을 배우기 때문에 우리 학생들에 대한 현지의 평가가 아주 좋다”며 “외국 대학에 입소문이 나면서 학생 교환 요청이 매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아주대는 학생을 교환하자는 해외 대학의 요청을 매년 500건 이상 받고 있다. 매년 해외대학으로 떠나는 학생은 300여 명으로 학점 등 일정 요건만 갖추면 누구나 교환학생이 될 수 있다.

교환학생 기간 1년을 6개월씩 나눠 2개국을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지난해 2학기에 오스트리아 슈타이어대를 거쳐 올해 1학기에 인도 IILM 비즈니스 스쿨을 다녀온 김종희(26·경영학부 4학년) 씨는 “한국인이 드문 제3세계에서의 유학 경험은 ‘사막에 떨어져도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 줬다”며 “우리가 개척할 시장이 무궁무진한 북유럽과 인도를 직접 배우고 인맥을 쌓은 것이 사회생활에 큰 자산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씨처럼 희소성 있는 나라에 다녀온 학생들은 취업에서도 유리하다.

▽세계화 전형 신설 등 잇단 파격=아주대는 6일 ‘아주 비전 2023 선포식’을 열었다. 개교 50주년이 되는 2023년에 세계 100대 대학으로 도약하겠다는 것이 아주대의 야심 찬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13년까지 국내 10대 대학 △2018년까지 사립대 5대 대학 △2023년까지 세계 100대 대학이라는 5년 단위 계획을 세웠다.

첫 번째 단계로 내년에 기초교육과 소양교육에 집중하는 학부대학이 신설된다. 입시에서 ‘세계화 전형’(208명)을 신설해 합격자 전원에게 교환학생 파견 및 왕복항공료 지원을 약속하는 것도 파격적이다.

김민구 기획처장은 “교육, 연구, 행정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세계적인 대학이 되기 위한 구체적인 액션플랜을 수립했다”며 “우수 연구그룹 10개와 우수 교육그룹 10개를 육성하는 ‘1010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융합학문분야를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가’군 수능 70% 학생부 30% 반영

의학부는 수능 선발 뒤 심층면접

■ 정시모집 입시 요강

인문-자연계 각 50명

자유전공학부 신설도

아주대는 2009학년도 모집정원 1978명 중 778명을 정시모집에서 선발한다.

지난해에는 ‘다’군에서만 모집했지만 올해는 ‘가’군(242명)과 ‘다’군(536명)으로 나누어 모집한다.

‘가’군은 대학수학능력시험과 학교생활기록부를 각각 70%와 30%씩 적용한다.

학생부는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중에서 학년 구분 없이 교과별 상위 4과목을 반영하게 된다.

‘가’군에서 교차지원이 가능한 학부는 자연계열 가운데 산업정보시스템공학부, 건축학부, 정보 및 컴퓨터공학부, 미디어학부, 간호학부와 인문계열 가운데 경영학부, 인문학부다. 사회과학부는 자연계열만 모집하는 것이 특이하다.

‘다’군은 수능만으로 신입생을 선발하기 때문에 학생부에 자신이 없는 학생이라도 도전할 수 있다.

다만 의학부는 1단계에서 수능 100%로 15배수를 선발한 뒤에 2단계에서 1단계 성적(90%)과 심층면접(10%) 점수를 합산한다. 심층면접은 지적능력과 수학능력을 점검하는 지성영역 평가도 중요하지만 의사로서의 자질을 평가하는 인성영역 평가가 더 중요하다.

수능 반영 방법은 언어, 수리, 외국어의 경우 성적이 좋은 순서대로 40%, 30%, 20%를 반영하는 것이 특징이다. 자연계열2에서는 수리 ‘가’형에 5%의 가산점을 준다.

이번 입시부터 인문계열과 자연계열에 각각 정원 50명의 자유전공학부가 신설된다. 전공 선택은 입학 후에 의학부, 간호학부, 스포츠레저학부를 제외하고 계열과 상관없이 고를 수 있다.

정원 외로는 ‘가’군에서 기회균형선발로 39명을 뽑고, ‘다’군에서 전문계고졸업자특별전형으로 58명, 농어촌학생특별전형으로 78명을 선발한다.

장학혜택도 풍성해 수능 언어, 수리, 외국어의 백분위 평균이 4% 이내면 4년간 수업료가 전액 면제되는 것은 물론 매달 학업장려금 50만 원을 받게 된다. 4년간 기숙사 입사가 보장되고 기숙사비도 전액 지원된다.

수능 백분위 평균 6% 이내, 8% 이내, 11% 이내까지 각각 수업료와 교환학생, 기숙사 등 차등적인 장학 혜택이 제공된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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