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야생 동식물보호법’에 따라 2004년에 도입한 생물자원 보존시설 지정 제도는 심사 규정이 엄격한 편이다. 전국에서는 경북도 민물고기연구센터가 제1호로 지정됐다.
환경부가 지정한 생물자원은 이 센터에 있는 꾹저구, 검정망둑, 외몰개, 돌마자, 가시고기 등 116종 2632마리의 민물고기.
이 중 임실납자루, 묵납자루, 둑중개, 가는돌고기, 감돌고기 등 10종은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돼 환경부의 특별관리를 받게 됐다.
경북 울진군 근남면 행곡리 왕피천 하류에 있는 이 센터는 2만2400m²의 터에 민물고기 전시장과 생태체험장 등을 갖추고 있다.
국내 주요 하천에 살고 있는 민물고기를 모두 접할 수 있어 연간 18만 명가량이 찾고 있다. 초중고교생이 방문객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 센터는 당초 1970년 10월 ‘경북도 연어인공부화장’으로 출발했다. 연어를 인공 부화시켜 왕피천과 영덕 오십천에 방류하는 역할을 하던 이곳은 외래종 민물고기에게 밀려나고 있는 토종을 보호하기 위해 2000년 8월 민물고기 연구센터로 바뀌었다.
경북도청에 근무하다 지난달 이곳으로 온 안성열(35) 관리담당은 “학생들이 ‘민물고기의 세계’를 접하고 깜짝 놀란다”며 “민물고기 보존의 첫 단계는 민물고기가 무엇인지 아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센터에는 박사 연구원 2명을 비롯해 12명이 전국의 하천에 사는 민물고기를 찾아 이곳으로 옮겨 보호하고 연구하는 한편 매년 수십만 마리의 새끼를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낸다.
2006년 11월에는 국내 최고 수준의 민물고기 생태체험장(3844m²)을 개장해 민물고기 교육장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서승기 센터장은 “민물고기는 하천이 얼마나 건강한지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척도”라며 “민물고기의 소중함을 알리고 보존하는 데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