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이런 날에…” 눈물로 얼룩진 소방의 날

  • 입력 2008년 11월 8일 03시 01분


여성의용대원들 기념식장 가다 음주차에 받혀 3명 숨져

‘소방의 날’ 행사장으로 가던 승합차가 음주운전 차량에 들이받혀 여성의용소방대원 3명이 숨졌다.

7일 오전 9시 38분경 충남 논산시 연산면 청동리 농산물공판장 인근 국도에서 스타렉스 승합차가 뒤따라오던 5t 카고크레인에 받힌 뒤 중앙선을 넘어 25t 덤프트럭과 충돌했다.

이 사고로 승합차에 타고 있던 논산시 양촌면여성의용소방대원 김인순(59), 이시자(49), 김혜옥(52) 씨 등 3명이 그 자리에서 숨지고 승합차 운전자 서모 씨 등 6명이 크게 다쳐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숨진 김 씨 등은 이날 오전 논산천 둔치에서 미리 열린 소방의 날(9일) 기념행사에 가던 중이었다.

김용덕 양촌면의용소방대장은 “숨진 세 분 모두 1991년 양촌면여성의용소방대 창설 때부터 가사를 돌보면서 일을 해왔는데 소방의 날을 앞두고 이런 일이 생겨 안타깝다”고 말했다. 의용소방대원들은 보수 없이 화재 진압이나 봉사활동이 끝나면 1인당 3만 원 남짓의 수당을 받는다.

경찰조사 결과 처음 승합차를 추돌한 카고크레인 운전사 박모(43) 씨는 운전면허 취소(혈중알코올농도 0.10)에 가까운 음주(0.09%) 상태에서 운전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박 씨가 전날 오후 9시까지 집 주변에서 이웃들과 함께 소주 6병을 나눠 마셨다고 진술했다”며 “박 씨에 대해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논산=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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