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성 씨, 20억 아파트 받았다 돌려줘”

  • 입력 2008년 11월 8일 03시 01분


검찰 “프라임, 대우건설 인수 로비 중개인에 33억 건네”

이주성(59) 전 국세청장이 프라임그룹의 대우건설 인수 로비 청탁과 함께 서울 강남의 20억 원대 고급 아파트 한 채를 받았다가 인수에 실패하자 돌려준 혐의가 포착돼 검찰이 수사 중인 것으로 7일 확인됐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 노승권)는 프라임그룹 백종헌(수감 중) 회장이 대우건설 인수를 위해 진양건설 대표 기세도(50) 씨를 통해 이 전 청장에게 아파트 한 채를 건넸다는 관련자 진술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최근 이 전 청장을 출국금지 조치했으며 다음 주 중 소환조사한 뒤 이 전 청장에 대해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계획이다.

검찰에 따르면 백 회장은 대우건설 인수전에 나서려던 2005년 11월경 기 씨의 소개로 이 전 청장을 만나 “대우건설을 인수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백 회장은 그 대가로 기 씨에게 프라임그룹 계열사인 프라임저축은행에서 20억 원을 대출해주고 차명으로 아파트 한 채를 구입하게 한 뒤 이 전 청장에게 건네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대우건설이 결국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 넘어가게 되자 이 전 청장은 이 아파트를 돌려준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기 씨로부터 이 같은 진술을 확보해 6일 기 씨를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은 백 회장이 기 씨를 통해 대우건설 인수를 위한 정관계 로비를 부탁하며 총 33억 원을 건넨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2005년 기 씨가 프라임산업으로부터 수주했던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 옆 테크노마트 토목공사비를 과다 지급받는 방법으로 13억여 원을, 이와 별도로 백 회장으로부터 20억 원을 받았고 이 돈으로 이 전 청장에게 건넨 아파트 구입을 위해 쓴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백 회장과 기 씨는 2005년 신도림 테크노마트 공사 발주를 전후로 알게 됐다. 기 씨는 이 과정에서 백 회장과 가까워졌으며 기 씨가 먼저 “국세청장을 비롯한 유력 인사 및 대우건설 관계자들과 잘 아는 사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 전 청장과 기 씨, 백 회장은 이후에 함께 골프를 친 적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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