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바람을 활용해 풍력발전을?

  • 입력 2008년 11월 9일 12시 28분


풍력발전이 신재생에너지 시대의 기린아로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풍력발전에 대한 새로운 기술들이 면밀한 검증없이 마케팅에 활용돼 투자자들을 고민에 빠뜨리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풍력발전이 신재생에너지 시대의 기린아로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풍력발전에 대한 새로운 기술들이 면밀한 검증없이 마케팅에 활용돼 투자자들을 고민에 빠뜨리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아하에너지 설명. [사진=홈페이지 캡쳐]
아하에너지 설명. [사진=홈페이지 캡쳐]
아하에너지가 서울메트로에 제안한 지하철 풍력발전 개념도.
아하에너지가 서울메트로에 제안한 지하철 풍력발전 개념도.
아하에너지의 풍동연구실험실.
아하에너지의 풍동연구실험실.
서울시의 '창의시정'일까, 아니면 '제2의 황우석'에게 낚인 걸까?

지하철의 바람으로 풍력 발전을 하겠다는 서울메트로의 기발한(?) 아이디어가 이공계 누리꾼 및 과학계의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울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는 지난달 29일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과 서울시의 '창의시정'에 부합하는 아이디어 사례로 지하철 환풍기에서 일어나는 바람을 활용한 풍력발전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다음달 을지로 3가역 환기구 2곳에서의 시험가동을 통해 내년부터 본격적인 풍력발전 사업에 뛰어들겠다는 것이다.

서울메트로는 전동차가 달릴 때 발생하는 '주행풍'과 지하 공간 내부 공기의 일정한 질을 유지하기 위해 강제로 바람을 밖으로 뿜어내는 '환기풍'을 새로운 에너지로 주목한 것. 환풍기 안에 발전기를 설치해 전력을 생산하고 이를 판매해 4년 이내에 투자비를 건질 수 있다는 복안이다.

지하철 풍력 발전 아이디어를 두고 서울메트로와 서울시는 벌써부터 자화자찬 일색이다. "봉이 김선달 따라잡기"라는 자평은 물론이고 올해의 '창의 시정' 우수 사례로 소개했을 정도다.

서울메트로의 발표 이후 이 사업은 온라인의 핫이슈로 떠올랐다. 무엇보다 시민들을 놀라게 하는 것은 이 사업이 투자비만 300억 원에 달하는 적잖은 규모라는 점과 이 사업을 시행할 회사 '아하에너지'가 동양학에 기반을 둔 무명의 풍력발전 회사라는 점이다.

이공계 블로거들과 기계공학 과학자들 사이에선 "실용화 자체가 불가능한 아이디어"라는 의견이 많다. 일각에서는 "에너지 보존 법칙을 무시한 '영구기관'(에너지를 공급받지 않고도 무한정 일을 할 수 있는 장치)같은 사기성 프로젝트"라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 서울메트로의 무모한(?) 도전

일단 살펴볼 것은 4년 안에 투자비 300억원을 뽑아낼 수 있다는 서울메트로의 계산법이다.

서울메트로(1~4호선)에는 586개의 환기구가 있다. 한 개의 환기구 당 1Kw/h발전기 15개까지 설치할 수 있다고 가정하면 예상 가능한 수입은 다음과 같다.

▷ 586개소 x 1kw x 15개 x 20시간 x 365일 = 6400만 kw/년

▷ 예상 수입(1) = 107원(1kw당) x 6400만 = 68억원

순수 풍력발전만으로 1년에 68억원의 수입이 나온다는 것이다. 수입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 예상수입(2) : 0.424 (전략사용량 탄소배출계수¤단위 tonCO₂/MWh) x 24원 (탄소배출권 가격) x 6400만 kw = 약 6억5000만원(연간)

▷ 예상수입(3) : 감축실적 등록보상금 약 1억3000만원

여기에 전 세계 지하철에 특허권 판매까지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결국 1년에 최소 76억원의 소득이 발생해 4년 이내에 300억원의 투자비를 뽑아낼 수 있다는 계산이다.

● 아하에너지는 어떤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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