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스타의 연인’ 최신건물 배경 이달중 “큐”
KAIST-고대-연대도 영화 등 국내외 홍보 짭짤
‘캠퍼스 내 영화 및 드라마 촬영 불허(不許)’라는 서울대의 금기가 깨지게 됐다. 서울대가 캠퍼스 내 촬영을 금지하는 내규를 고쳐 학교 홍보에 적극 나서기로 했기 때문. 서울대는 11일 “SBS 드라마 ‘스타의 연인’의 관악캠퍼스 내 촬영을 최근 허가해 이달 안으로 인문대 근처에서 촬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서울대가 캠퍼스 내 드라마 및 영화 촬영 금지 내규를 만든 것은 2000년. 캠퍼스의 상업화를 막는다는 취지였다. 주종남 기획실장은 “기존의 촬영불허 규정은 서울대의 학문적 엄숙주의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며 “조만간 처·실·국장 회의를 열어 사안에 따라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촬영을 허가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의 이 같은 변화는 최근 국제화와 법인화를 추진하면서 대외홍보를 통한 재정 확충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발전기금을 획기적으로 늘리려면 동문 위주의 모금방식에서 벗어나 방송 등을 통해 일반인까지 끌어들여야 한다는 의도에서다.
서울대 측은 그동안 뉴스에 자주 비친 대학본부와 중앙도서관 등 1970년대 건물의 이미지가 “우중충하다”는 지적에 따라 앞으로 미술관∼규장각∼박물관 구간의 최신식 건물 벨트를 방송에 최대한 반영토록 요구할 계획이다. 이 구간은 1억 원 이상 발전기금 고액기부자를 위한 ‘캠퍼스 투어’ 코스이기도 하다. 특히 네덜란드 출신의 세계적 건축가 렘 콜하스가 직접 설계한 서울대 미술관은 건축의 명품으로 꼽힌다.
이번에 촬영을 하게 되는 드라마 ‘스타의 연인’은 서울대 인문대 박사과정생(유지태)이 한류를 일으킨 톱스타(최지우)를 만나 서로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이다.
서울대뿐만 아니라 다른 주요 대학도 캠퍼스 촬영을 홍보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1999∼2000년 SBS 드라마 ‘카이스트’를 촬영했던 KAIST는 올해 3∼6월 케이블채널 Mnet에서 방영된 ‘서인영의 카이스트’를 유치해 짭짤한 홍보효과를 거뒀다. 이 방송은 가수 서 씨가 KAIST에서 3개월간 청강하는 과정을 그린 체험 프로그램. 서 씨는 KAIST의 내년도 홍보 팸플릿에 등장할 예정이다.
고려대는 2003년 MBC 드라마 ‘옥탑방 고양이’를 촬영하면서 안암동 캠퍼스를 공개했다. 이 드라마는 일본에서 인기리에 방영돼 고려대 한국어문화교육센터가 일본인을 대상으로 한 한국어 수업 교재에 소개되기도 했다.
연세대도 영화 ‘엽기적인 그녀’와 ‘클래식’ 등 흥행몰이를 한 대작 영화의 촬영 장소로 신촌 캠퍼스를 제공했다. 최근에는 MBC 의학 다큐 프로그램인 ‘닥터스’의 촬영을 위해 세브란스병원을 내주기도 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