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수요 몰리는 연말 연쇄도산 사태 우려
광주지역에서 대기업과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중소기업의 70%가 적자경영에 허덕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들은 세계적 금융위기 속에서 어음결제 등 자금 수요가 몰려 있는 연말 연쇄도산 사태도 우려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
이는 중소기업중앙회 광주전남지역본부가 최근 삼성광주전자 기아자동차 대우일렉트로닉스 등 대기업 협력업체 103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설문조사에서 조사됐다.
대상 업체의 72.5%가 경영상태를 ‘적자’라고 응답했고, ‘흑자’라고 응답한 비율은 11.1%에 불과했다.
적자경영 사유로(복수응답)는 △대기업 납품물량 감소(56.1%)가 가장 많았고, △납품단가 인하(51.5%) △불합리한 원가 산정(28.8%) △금융비용 과다(27.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적자상태가 계속될 경우 대처 방안으로 51.5%가 ‘인력감축’을 꼽았고 △기술개발 등 경쟁력 강화(25.8%) △휴폐업 고려(22.7%) 등 순으로 응답해 향후 대규모 구조조정가능성을 예고했다.
이들 기업은 경영 전망에 대해서도 58.4%가 ‘계속 어려울 것’이라고 응답했고, ‘더욱 어려울 것’에 25.9%라고 대부분 부정적 견해를 나타낸 반면 ‘나아질 것’이라는 견해는 15.7%에 불과했다.
협력업체가 발행하는 중소기업 간 어음결제기간에 대해서는 49.4%가 ‘(상반기에 비해) 길어졌다’고 답해 1차 협력업체의 자금난이 2, 3차 협력업체로 증폭되는 양상을 나타냈다.
기업들은 근로자 최저임금은 매년 상승하는데 대기업은 10년 전 기준을 적용하고, 원자재값 상승분을 납품단가에 반영해 주는 경우가 3분의 1 수준에 그치거나 오히려 깎는 경우도 있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최근 논의 중인 납품단가 조정협의권을 협동조합에 위임하는 문제에 대해 87.8%가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중기협 관계자는 “대부분 대기업 협력업체들이 채산성 악화로 인력구조조정을 준비 중이어서 대기업 차원의 적정이윤 보장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권 기자 goqu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