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전남, 섬 ‘살벌’ 물가 잡는다

  • 입력 2008년 11월 12일 06시 38분


소주 한상자에 여수는 1만9000원, 거문도는 3만원…

전남 여수의 소주 한 상자(20병) 가격은 1만9000원. 하지만 여수에서 배로 2시간 거리인 삼산면 거문도에서는 3만 원을 줘야 한다. 쌀 20kg들이 1포대 값이 목포에서는 4만3000원이지만 신안군 흑산도에서는 4만6000원이다. 두부 1판 값도 육지에서는 1만 원이지만 섬에서는 3500원이 비싸다.

섬의 생필품 값이 육지보다 비싼 것은 운송비 때문이다. 공산품은 공동구매 방식으로 공급돼 가격이 육지와 비슷하지만 쌀, 식료품, 채소, 과일 등 생필품은 섬까지가는 데 드는 물류비가 판매가에 포함되기 때문에 값이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50%까지 비싸다.

전남도가 섬에 공급되는 생필품 유통구조를 개선해 육지보다 비싼 값에 생필품을 구입하는 섬 주민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 주기로 했다.

전남도는 섬 지역 25곳에서 운영 중인 농협 하나로마트를 통해 주민이 생필품을 육지와 비슷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도록 예산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큰 섬에 있는 하나로마트가 물류비용을 우선 부담하고 육지 도매가격으로 인근 섬 소매점에 생필품을 공급해 섬 주민이 육지와 같은 가격으로 구입하는 방식이다.

하나로마트는 쌀과 부식류, 과일, 채소, 육류 등을 공급하면서 소요되는 추가 비용을 자치단체에 청구하면 전남도가 적정성 여부를 검토해 물류비를 지원하게 된다.

전남도는 내년에 도·시·군비 17억 원을 지원하고 추가 비용은 추경예산으로 확보하기로 했다.

전남도는 지난해 11월부터 도내 226개 유인도에 사는 섬 주민들에게 액화석유가스(LPG) 운송비를 1만 원씩 지원하고 있다.

김갑섭 전남도 해양수산국장은 “하나로마트를 생필품 물류센터로 활용할 경우 섬 주민의 생활비 부담이 크게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섬 주민의 생활 편의를 위해 상수원 보급을 확대하는 등 지원 대책을 추가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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