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돈, 시험 잘보세요” 안사돈 두 할머니 나란히…

  • 입력 2008년 11월 12일 19시 00분


사돈지간으로 이번에 수능시험에 함께 응시하게 된 주부학교 일성여자고등학교의 이희숙(왼쪽) 씨와 김명순 씨.연합
사돈지간으로 이번에 수능시험에 함께 응시하게 된 주부학교 일성여자고등학교의 이희숙(왼쪽) 씨와 김명순 씨.연합
12일 오후 3시 서울 은평구 대조동 동명여고 운동장에서 열린 200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예비 소집에는 눈에 띄는 수험생 두 명이 참석했다.

늦깎이 여고생인 이희숙(61) 김명순(57) 씨는 자식보다 어린 학생들 사이에서 자신들이 시험 볼 교실과 책상을 꼼꼼히 살폈다.

사돈지간이자 평생교육기관인 일성여고 3학년 5반 동기생이기도 한 두 할머니는 "사돈, 우리 내년 봄에는 나란히 대학생이 되어 캠퍼스를 걷자"고 서로를 격려했다.

김 씨는 "'지금 안 배우면 영원히 못 배우겠다'는 생각에 2004년 사돈과 함께 중학 과정에 등록했다"며 "수능이란 큰 시험을 앞두고 걱정도 되지만 사돈과 함께 하게 돼 든든하다"고 말했다.

이 씨는 "등하굣길 차 안에서 수다를 너무 떨다 보니 사돈이 더욱 가깝게 느껴진다"며 "이제 우리는 사돈이 아닌 여고 동창생"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숭의여대, 김 씨는 한양여대 2학기 수시모집 전형에 원서를 넣은 상태다.

김 씨는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은 꿈도 꼭 사돈과 함께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제때 학업을 마치지 못한 40~80대를 위한 일성여중고에서는 이번에 166명이 수능에 응시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영상취재: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이웅기 동아닷컴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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