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 뜯어내려한 30대 붙잡혀
“200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문제 가운데 언어영역만 빼고 나머지 과목 전체 시험 문제가 들어 있는 CD가 있습니다. 4000만 원에 넘길 테니 부산 해운대로 나오시겠습니까?”
수능시험 문제를 건네주겠다고 속여 거액을 뜯어내려 한 30대 회사원이 경찰에 붙잡혔다.
11일 오후 6시 회사원 정모(32) 씨는 서울 강남의 한 입시학원 원장 박모(30) 씨에게 전화를 걸어 ‘거래’를 시도했다. 그러나 전화를 받은 박 씨는 즉시 서초경찰서에 신고했다.
경찰은 지체 없이 수사팀을 부산에 급파했고 12일 오전 4시 5분경 해운대 지하철역 부근에서 정 씨를 검거하고 CD 1장을 압수했다.
CD 안의 파일들은 암호가 걸려 있었다. 경찰은 이 파일들이 실제 2009학년도 수능 문제일 수도 있다는 가정 아래 암호를 빠르게 해독하기 위해 관련 기술을 지닌 민간 업체들에 자문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CD에 담겨 있던 내용은 2007학년도 수능시험 기출문제. 2009학년도 수능 문제와는 아무 관련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정 씨는 현금지급기나 자판기를 생산하는 자동기기 생산업체 N사에 근무하는 직장인으로, 별다른 전과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