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주남저수지 철새 쫓는 철새축제”

  • 입력 2008년 11월 13일 06시 23분


경남 창원시가 철새 도래지인 동읍 주남저수지에서 14일부터 17일까지 개최하려는 철새 축제와 관련해 환경단체가 ‘시골 5일장 축제’라고 혹평하며 축소 조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본보 11월 12일 A15면 참조 ▶ 가창오리떼 ‘내한공연’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은 12일 “주남저수지 철새 축제는 최근 개최한 제10차 람사르협약 당사국총회의 기본 정신과 동떨어진 시골 5일장 축제”라고 주장했다.

환경연합은 “특히 13일 오후 저수지 인근 가월삼거리에서 예정된 전야제는 가수를 초청하고 조명과 음향시설을 설치해 철새를 내쫓을 것이 뻔하다”며 전면 수정을 촉구했다.

이들은 “철새들의 먹이 터인 농경지와 서식지인 저수지의 중간지역에 체험부스를 설치한 데다 수문 인근에 먹을거리 장터를 배치했다”며 “재두루미 등 많은 철새에게 스트레스를 주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창원시가 계획하고 있는 목선타기 체험행사도 비판의 대상. 환경연합은 “철새들의 서식공간인 저수지 안에 목선을 넣으면 ‘죽음의 공간’으로 전락한다”며 “이는 지난여름 람사르 현장투어를 한다는 이유로 저수지 안에 목교를 설치하면서 철새가 사라진 것만 봐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창원시는 람사르총회를 앞두고 많은 예산을 들여 주남저수지 안에 목교를 설치하고 탐방로와 람사르문화관을 개설해 국내외 환경단체의 비난을 샀다. 가시와기 미노루 일본습지네트워크 부대표는 “주남저수지의 목교 등 대규모 시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창원시 관계자는 “환경단체의 주장을 받아들여 전야제를 가월리 람사르 임시주차장에서 개최하고 다른 행사들도 일부 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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