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대덕밸리 이야기<9>한국화학연구원

  • 입력 2008년 11월 13일 06시 44분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인 폴크스바겐은 자사 제품인 폴로 블루모션을 홍보하면서 디자인이나 연료소비효율 못지않게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km당 99g으로 적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현재의 km당 160g인 자동차 이산화탄소 배출량 허용기준을 2012년부터 120g으로 낮춘다. 2005년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한 교토의정서가 발효되면서 세계적으로 온실가스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대전 유성구 대덕연구단지의 한국화학연구원도 요즘 이 화두를 놓고 밤을 밝히고 있다. 이산화탄소를 아예 석유의 대체 원료로 활용하는 기술도 개발 중이다.

▽이산화탄소 저감이 기업의 성공 조건=온실가스는 이산화탄소(CO₂), 메탄(CH₄), 아산화질소(N₂O), 불화탄소(PFC), 수소화불화탄소(HFC), 불화유황(SF6) 등 6가지를 말한다.

교토의정서는 온실가스 저감의무 대상국과 의무 감축량을 정하는 한편 ‘배출권 거래제’를 마련했다. 이에 따라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초과달성하거나 배출량에 여유가 있는 나라는 감축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나라에 배출권을 팔 수 있다. 영국 런던 증권거래소에는 세계 최초의 탄소배출권 거래소가 개설됐다.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이승규 교수는 최근 한 잡지의 기고문에서 ‘탄소 회계’의 등장을 예고했다. ▽이산화탄소를 석유 대체 원료로=한국화학연구원 석유대체연구센터는 철강 및 발전 산업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합성가스로 만들어 이를 다시 휘발유와 경유 등으로 만드는 공정기술과 촉매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 센터에 따르면 포항제철 광양공장의 경우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약 880만 탄소톤이고 이 중 회수 가능한 양은 약 470만 탄소톤. 이를 메탄올로 만들어 팔면 약 218억 원의 수입을 올릴 수 있다.

오종혁 박사는 “지금까지는 대부분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지하에 매장하는 방식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 왔다”고 말했다.

이 센터는 최근 액화천연가스(LNG)를 대체하는 청정연료 디메틸에테르(DME)를 제조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성능의 촉매제 및 신공정을 개발했다. 이는 SK를 통해 실용화 및 상업화를 앞두고 있다.

전기원 석유대체연구센터장은 “원유 자원의 고갈에 대비하고 진정한 저탄소 녹색성장을 이루는 것이 우리 센터의 목표”라고 말했다.

1976년 설립된 이 연구원은 국내 화학산업을 선도해 왔다. 조직을 신약연구단, 화학소재연구단, 신화학연구단의 3개 연구단 13개 연구센터로 전문화했다. 오헌승 원장은 “신약, 신소재, 지속성장 화학기술을 3대 목표로 인재 양성 및 연구개발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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