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외국어가 관건”

  • 입력 2008년 11월 13일 19시 25분


13일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은 대체로 지난해 수능보다는 어려웠지만 9월 모의고사와는 비슷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수리영역은 '가'형과 '나'형 모두 지난해보다 어려워졌을 뿐만 아니라 계산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복잡한 문제가 많았고, 매년 평이하게 출제됐던 외국어 영역은 오답을 유도하는 문제들이 많았다.

이에 따라 수리와 외국어영역이 올해 수능의 성패를 좌우할 변수로 꼽혔다.

▽수리·외국어 "어려워"=수험생들은 언어영역의 경우 대체로 9월 모의고사와 비슷하거나 다소 쉬워서 1교시를 가볍게 넘겼다는 반응이 많았다.

6월과 9월 모의고사에서 모두 1등급을 받았다는 서울 상명여고 윤정현(18) 양은 "문학에서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시나리오로 각색한 것과 비문학에서 공룡발자국과 관련된 지문은 생소한 형태였지만 실제 문제를 푸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말했다.

수험생들은 2교시 수리영역과 3교시 외국어영역에서 어려움을 호소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수리 '가'영역을 어렵게 출제했다고 밝혔지만 수험생들은 '가'형은 물론 '나'형도 어려웠다는 반응을 보였다.

수리 '가'형을 치른 서울 단대부고 양찬모(18) 군은 "계산 과정이 복잡하거나 문제 자체가 어려운 몇몇 문항 때문에 시간이 많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수리'나'형에 응시한 서울 서문여고 김주량(18) 양은 "6월 모의평가보다는 쉽고 9월 모의평가보다는 다소 어려웠던 것 같다"며 "시간이 많이 부족하지는 않았지만 역행렬이나 확률 문제가 생소했다"고 말했다.

외국어영역은 9월 모의고사와 비슷하거나 약간 어려웠다는 반응이 많았다.

문장이 전반적으로 길어지면서 단순한 독해가 아닌 문맥을 이해하고 추론하는 문제가 늘어난 것이 수험생들을 어렵게 했다.

평소 외국어영역 1등급을 유지한다는 재수생 손경석(20) 군은 "지문 길이는 지난해와 비슷했지만 어법이나 단어 선택, 문맥을 따져서 푸는 문제가 까다로웠다"며 "특히 빈칸을 채워 넣는 45번은 추론이 필요해 어려웠다"고 말했다.

▽수리 표준점수가 핵심=수리영역이 어렵게 출제되면서 수리에서 원점수를 1점이라도 더 맞은 학생들은 표준점수에서 더 큰 효과를 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는 등급제에서 점수제로 환원되는 만큼 원점수 1,2점 차이가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

자연계 학생들이 응시하는 수리 '가'형이 어렵게 출제됐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자연계 상위권 학생의 경우 수리영역에서 얼마나 높은 표준점수를 받는지가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정보 정보학원 원장은 "수리 '가'가 매우 어렵게 출제되면서 1등급 구분 원점수의 경우 '가'형이 '나'형보다 10점 정도 낮을 수 있다"며 "그만큼 '가'형에서 높은 원점수를 받은 학생들은 표준점수를 적용하는 대학에서 훨씬 유리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김용근 종로학원 평가이사는 "수리 '가'형과 '나'형 모두 지원할 수 있는 모집단위에서 자연계 학생들이 겪어 왔던 불리함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영역별 결과에 따른 지원 전략 세워야=수리와 외국어영역이 모두 어렵게 출제됨에 따라 올해는 인문계와 자연계 모두 두 영역의 점수에 맞춰 지원전략을 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상위권 자연계 학과에는 수리 '가'형에 가산점을 주는 대학이 많기 때문에 수리 '가'를 잘 본 학생은 가산점이 많은 대학에 지원할수록 유리하다. 수리 '나'형을 치른 수험생은 섣불리 교차지원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수리와 외국어에서 상위권 학생들도 어려워할만한 고난도 문항들이 출제되면서 이 문제를 얼마나 잘 풀었느냐에 따라 지원 가능 대학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탐구영역의 경우 매년 되풀이되는 선택 과목 간 난이도 차가 올해도 나타날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입시전문가들은 탐구영역의 난도 차는 실제 전형 과정에서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영일 중앙학원 원장은 "탐구영역은 대학마다 과목 간 점수 차이로 인한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보정점수를 적용하는 곳이 많아졌다"며 "특히 등급제에서 점수제로 환원된 만큼 몇 점 차이로 인한 과목 간 유불리는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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