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市, 김향화 독립유공자 서훈 추진

  • 입력 2008년 11월 14일 03시 00분


“수원기녀 32명 이끌고 3·1만세운동 참가”

일제강점기 수원예기조합(기생조합) 소속 기녀 33명의 민족운동 활약상이 재조명되고 있다.

수원시는 이달 초 수원기생들이 3·1운동에 주도적으로 참가한 사실을 밝혀내고, 만세운동을 주동한 기녀 김향화(金杏花·1897∼?·당시 23세) 씨에 대한 독립유공자 서훈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김 씨가 독립유공자로 확정되면, 기녀 출신 독립운동가는 올해 8월 대통령표창이 추서된 정막래(丁幕來·1899∼1976), 이소선(李小先·1900∼?) 여사에 이어 세 번째다.

수원지역 기녀 33인의 기록은 1918년 7월 발간된 조선미인보감에 수록돼 있던 것을 최근 수원박물관 이동근 전문위원이 찾아냈다. 조선미인보감은 일제시대 팔도 기녀들의 사진과 인적사항을 담고 있는 서적으로 당시 경성일보 조선연구회가 제작했으며, 개인이 소장해 왔다.

기녀들은 조선 전역에 만세운동이 활발했던 1919년, 일제가 수원 화성행궁을 헐어 만든 자혜의원 앞에서 조선독립 만세를 외쳤던 사실이 증명됐다.

수원 기녀들은 그해 3월 29일 자혜의원으로 건강검진을 받으러 가던 중 만세운동을 벌였다. 경찰은 시위의 선두에 섰던 당시 23세의 김 씨를 주동자로 체포해 두 달여 동안 모진 고문을 한 후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기생 33명이 모두 만세운동에 나섰지만 당시 김 씨 한 명만이 실형을 선고받고 실명이 거론됐기 때문에 나머지 기생들의 유공자 지정은 어려운 상황이다.

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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