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커피전문점은 금연 ‘무풍지대’?

  • 입력 2008년 11월 14일 03시 00분


여성흡연자 증가 속 흡연석 오히려 늘어

“담배 피울 곳 없나” 금연빌딩 확대도 영향

최근 커피전문점 ‘탐앤탐스’ 청계천점을 찾은 대학원생 강소진(24·여) 씨는 자리 때문에 잠시 망설여야 했다. 금연석은 사람들로 꽉 차 남아 있는 자리는 흡연석뿐이었기 때문. 유리벽으로 구분되어 있는 흡연석은 남성 한 명이 담배를 피우고 있을 뿐 텅 비어 있었지만 들어가기가 꺼려졌다.

금연 바람 속에서도 커피 전문점은 ‘무풍지대’나 다름없다. 커피 전문점 흡연석은 그대로거나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다. ‘탐앤탐스’는 반포 센트럴시티점을 제외한 98개 전 매장에 흡연석을 설치했다. ‘스타벅스’는 전체 270개 매장 중 20여 개 매장에서 흡연이 가능하다.

커피전문점에서의 흡연석 설치가 늘어나는 배경에는 여성 흡연자 증가 현상이 있다.

‘커피빈코리아’ 장윤정 차장은 “여성 흡연자 증가와 더불어 흡연 고객이 늘어 전체 고객의 약 40%가 흡연자”라며 “명동같이 유동 인구가 많은 지점은 흡연석이 먼저 차고 그 다음 나머지 좌석이 찰 정도”라고 말했다.

금연빌딩의 확대로 사무실에서 담배를 피울 수 없게 된 직장인들도 마음 편히 담배를 피우기 위해 커피전문점을 찾고 있다.

CJ푸드빌 ‘투썸플레이스’ 김건표 마케팅 팀장은 “모든 지점에 흡연석을 만들지는 않지만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거나 주 고객층이 20대 후반인 곳은 흡연자 비율이 워낙 높아 흡연석을 많이 확보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광화문, 서소문 등 사무실 밀집지대 지점들의 흡연석 비율이 높은 가운데 투썸플레이스 선릉점의 경우 흡연석이 전체 좌석의 40% 가까이 된다.

하지만 고객 입맛에 맞춰 설치한 ‘흡연석’ 때문에 커피전문점들의 고민도 적지 않다.

아무리 금연, 흡연 공간 구분을 확실히 해 놓아도 비흡연 고객들에게서는 불만이 나오기 때문.

특정 시간대에만 손님이 몰리는 등 흡연석의 공간 활용률이 떨어진다는 문제도 있다.

커피전문점에서의 흡연이 늘고 있지만 공공장소에서의 흡연을 금지시키기 위한 서울시의 조치는 거세지고 있다.

지난해 모든 버스정류장을 금연정류장으로 선포하고, 금연공원을 확대하는 등 실외 공공장소에서의 간접흡연 방지에 나선 서울시는 이제 식당으로 눈을 돌렸다. 지난달에는 ‘음식점에서의 간접흡연 피해 방지를 위한 토론회’도 열었다.

시는 24일부터 12월 5일까지 ‘금연 음식점’에 대한 찬성 여부와 전면 시행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뒤 내년 초부터는 강력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내년 상반기부터 금연음식점을 추진할 것”이라며 “이와 함께 금연정류장과 공원에 대한 모니터링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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