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광주 수피아여중 별관건물 철거 논란

  • 입력 2008년 11월 14일 06시 35분


문화단체 “1935년 건축… 역사성 충분”

학교 “안전 위험… 더 나은 공간 필요”

광주시내에서 몇 안 되는 근대문화유산으로 꼽혀 온 남구 양림동 수피아여중 별관 건물(사진)이 사라질 운명에 놓였다.

올해로 개교 100주년을 맞은 이 학교는 1935년 지어진 수피아중학교 구관 건물을 중학교 교사 신축을 위해 금명간 철거할 예정이다.

우리문화유산보전연대 등 이 지역 3개 문화단체는 13일 성명을 내고 철거계획 재고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별관 건물은 근대 건축양식을 간직한 역사적 유산”이라며 “교육사와 기독교사의 관점에서 역사의 증표인 건물을 철거하는 것은 후대에 부끄러운 일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논란이 된 별관은 수피아여중 본관인 ‘윈즈버로우홀’ 바로 옆에 자리 잡은 교실 4개짜리 2층 건물. 학교 측은 교실 3곳이 낡고 일부는 최근 안전검사에서 위험진단까지 받자 별관 옆 공간에 교실 32개를 갖춘 새 건물을 짓기로 했으며 교사 터 확보를 위해 별관 철거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더 나은 교육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문화재로서 특별한 가치가 없다’는 문화재청의 자문까지 받은 만큼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광주시립민속박물관 조광철 학예연구사는 “문화유산으로 지정받지는 못했지만 1944년 전남대 의과대 전신인 광주의학전문학교 강의실로 이용되는 등 역사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 학교 구내 ‘수피아홀’과 ‘커티스메모리홀’은 2005년 4월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됐고 올 2월에는 ‘윈즈버로우홀’이 문화재로 등록됐다.

김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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