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당시 피란민들의 8도 문화가 질서 없이 섞여 있는 곳, 일본 문화가 가장 먼저 들어오는 곳, 혹은 국내 제일의 영화도시, 1970년대 판잣집과 세계 최고의 87층짜리 아파트가 공존하는 곳….
이런 부산의 골목골목을 누비며 숨겨진 이야기를 발굴해 도시디자인과 접목하는 국내 최초의 도시재생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부산시는 14일 해운대구 우동 센텀시티 내 부산디자인센터에서 ‘도시디자인 탐사단’ 발대식을 갖고 부산을 세계적 브랜드 가치를 가진 도시로 변모시키려는 다양한 계획 마련에 나선다.
지난달 공모를 통해 뽑힌 부산지역 8개 대학 남녀 대학생 116명으로 구성된 탐사단에는 석사 및 박사과정 26명도 포함됐다. 단원들은 건축, 공업 및 공예디자인, 디지털 및 인테리어디자인, 산업 및 시각디자인, 신문방송, 국어국문학, 도시공학, 문화콘텐츠, 미술, 영상정보, 주거환경 등 전공도 다양하다.
다음 달까지 기본적인 교육을 받은 뒤 내년 1, 2월 탐사활동을 펼치는 이들은 부산만의 소리와 빛, 색상과 공간을 발굴하고 인문학적 상상력과 디자인, 공학을 접목하는 소위 다학제 간 융합프로젝트를 추진한다.
특히 부산에 거주하는 외국인 학생 8명으로 별도 구성된 ‘외국인 탐사단’은 이방인의 눈으로 본 부산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외국인이 꼽는 베스트 도시디자인도 발굴해 부산을 세계 도시로 변모시키는 특공대 역할을 맡는다. 국제화와 지역을 접목하는 글로벌 도시디자인을 발굴하는 것.
탐사단은 부산의 거리와 공원, 공공시설물 등을 탐사해 내년 4월경 결과보고서를 낼 예정이다.
산업 육성과 도시 개발에만 치중하던 과거와는 달리 잘 팔리는 도시, 매력 있는 도시, 통합된 상징체계가 있는 도시를 만들어내는 게 이들의 임무다. 활동 성과가 좋을 경우 내년 5, 6월경 2기 탐사단을 모집한 뒤 7, 8월 탐사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탐사단장인 경성대 김민수(도시공학) 교수는 “이야기를 매개로 한 도시디자인이 관광산업을 성장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국내외 유명 도시와 차별화되는 도시디자인 로드맵을 만들어 부산이란 도시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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