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역장인 손영수(53)씨는 13일 오후 4시 20분 대구에 사는 중소기업인 김 모 씨로부터 다급한 전화를 받았다.
동대구발 서울행 KTX 제312열차를 탑승했던 김씨가 천안아산역에서 하차하면서 현금과 수표 4500만원이 든 지갑을 놓고 내렸다는 것이었다.
KTX 제312열차가 종착역인 서울역에 도착하는 시간은 오후 4시 25분. 손 역장은 즉시 용산역 운전실 조기주 열차운용팀장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조 팀장은 다시 종착역인 서울역을 향하고 있는 KTX 제312열차 열차팀장에게 연락, 운행중인 열차 내부를 수색해 잃어버린 지갑을 찾았다.
이 모든 일은 손 역장에게 전화가 걸려오고 나서 5분 안에 이뤄졌다.
손 역장은 지갑 주인인 김씨에게 "지갑을 찾았다"고 안심시키고 같은 날 오후 7시경 4500만원이 든 지갑을 들고 천안아산역으로 직접 가서 김씨에게 지갑을 전달했다.
김씨는 "거래업체에 지정된 기일에 전달할 물품대금이었다"며 "만일 약속을 지킬 수 없었다면 신용을 잃고 앞으로 거래에 큰 타격을 받을 뻔했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손 역장은 "역에서 일하다보면 분실물을 찾아드릴 일이 많다"라며 "철도원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고 지갑을 찾게 돼 다행일 뿐"이라고 겸손해 했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