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부터 20년간 국민연금 보험료를 납부한 후 올해부터 연금을 받는 완전노령연금 수급자가 1만 명을 넘어섰다. 2012년에는 완전노령연금 수급자가 10만 명을 넘어서 국내에서도 본격적인 국민연금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완전노령연금은 국민연금제도가 도입된 후 20년간 보험료를 내 만기를 채운 60세 이상의 노인이 받는 연금이다. 동아일보가 17일 입수한 보건복지가족부의 ‘완전노령연금 수급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올 10월 말 현재 완전노령연금을 받는 사람은 1만13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
▽연금 수급자 증가세=완전노령연금 수급자가 매달 받는 평균 금액은 72만441원이다.
연금 최고액은 112만3152원, 최저액은 37만5580원이며 절반 이상(53.6%)이 60만 원 이상 받는다. 100만 원이 넘는 수급자는 3.3%며 4명 중 1명(24.7%)은 80만 원 이상 받는다. 40만 원 미만 수급자는 7.4%로 적은 편이다.
완전노령연금 수급자는 앞으로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보고서는 완전노령연금 수급자가 2010년 말에는 5만351명, 2012년 말에는 10만8654명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2012년에는 전체 노인의 35% 이상이 국민연금을 받게 된다.
평균 연금 수급액은 올 10월 말 72만441원에서 2010년 80만 원, 2014년 90만 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최저생계비 이하” 비판 면할까=지난해까지 지급된 국민연금은 모두 특례(감액)연금과 조기연금이었다. 특례연금은 연금을 받을 나이(60세)가 됐지만 20년 만기가 안 된 노인이 받는 연금이며 조기연금은 경제사정 등의 이유로 60세가 되기 전에 미리 할인해 받는 연금이다.
올 10월 말 현재 최고 연금 수령액은 특례연금이 108만470원, 조기연금이 107만4090원으로 비교적 높다. 반면 최저액은 특례연금이 6만2540원, 조기연금이 11만3960원이다.
전체 평균치를 보면 특례연금이 18만8864원, 조기연금이 37만8513원으로 1인당 최저생계비(내년 49만845원)에 크게 못 미친다.
이 때문에 “국민연금이 턱없이 적어 노후생활 보장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그러나 완전노령연금 수급자가 늘어나면 이들 수급자의 90% 이상이 최저생계비보다 많은 연금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노후에 도움” 의견 늘어=완전노령연금 수급자의 상당수는 “노후생활에 다소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매달 평균 19만6250원씩 국민연금 보험료를 냈던 윤모(61·서울 양천구 목동) 씨는 올해 1월부터 매달 98만5260원씩 국민연금을 받고 있다.
윤 씨는 “월급에서 보험료가 자동 이체돼서 큰돈이 나간다고 생각한 적이 없는데 이렇게 매달 100만 원씩 꼬박꼬박 받으니 큰 선물을 받는 기분”이라며 “넉넉지는 않지만 자식 눈치 보지 않고 한 달 생활하는 데 별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배금주 복지부 국민연금급여과장은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은 대부분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 많다”며 “오해를 없애기 위해 앞으로 재정누수가 될 만한 사항은 모두 찾아내 시정하겠다”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