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간 운영비 3억도 챙겨… 아무도 눈치 못채
강원 평창경찰서는 강원도 산하 감자종자진흥원 회계담당 공무원 이모(35·8급) 씨가 감자 저장창고 신축 공사비 22억 원을 차명계좌로 빼돌린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에 나섰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13일 오후 4시 37분경 도 자금담당자로부터 창고 공사비 22억 원을 이체 받은 뒤 14분 만인 오후 4시 51분경 다른 사람 명의의 계좌로 다시 이체하는 방법으로 공금을 횡령한 혐의다.
이 씨는 다음 날인 14일 오전 8시 반경 인천공항을 통해 홍콩으로 출국했으며, 차명계좌로 빼돌린 돈 중 4억4700여만 원을 오전 9시경 홍콩행 비행기 안에서 또 다른 차명계좌 5개로 다시 분산 이체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법원으로부터 이 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한편, 이 씨가 빼돌린 돈 중 일부를 찾아 외국으로 도피한 것으로 보고 이 씨 명의 계좌를 부정계좌로 등록해 지급정지를 요청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씨는 9월 9일부터 이달 5일까지 2개월 동안 모두 11차례에 걸쳐 감자종자진흥원 운영비 3억1070만 원을 7개의 차명계좌로 빼돌린 사실도 드러났다.
강원도와 해당 사업소는 14일 오전 이 씨가 결근한 사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 씨의 횡령 사실을 뒤늦게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도와 해당 사업소 관계자를 불러 정확한 피해 규모를 조사 중이며 이 씨가 사용한 차명계좌에 입출금된 돈의 흐름도 확인하고 있다. 이 씨는 2004년 지방행정직 9급 공무원으로 임용됐다.
평창=최창순 기자 cs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