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장을 허물고 바닥 포장을 한 뒤 주차구획선을 그어 나만의 주차장을 갖는 ‘그린파킹’ 사업이 붐을 일으킨 것.
이 일대 주택가 앞길 폭은 5m 정도에 불과하다. 남편이나 자녀들이 퇴근 때면 덩치 큰 물건을 집 앞 도로에 가져다 놓는 등 주차 공간 확보를 위해 불편을 겪었던 일들이 그린파킹 사업이 진행되면서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
그린파킹 사업에 참여한 주민들은 “퇴근 뒤 주차공간을 찾아 동네를 두세 바퀴씩 돌며 고생을 했는데 이제는 늦게 퇴근을 해도 마음이 편하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이 일대 주택가에서만 15가구가 그린파킹 사업에 참여해 ‘우리 집 전용주차장’을 확보했으며 인근 주민들도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다.
지난달 담장을 허물어 2면의 주차장을 집 앞에 설치한 박성안(68) 씨는 “아들이 늦게 퇴근하거나 사위가 주말에 찾을 때 주차 공간이 없어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제는 고생하는 일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씨는 “공사를 하다가 이웃집과 경계선 문제로 약간의 다툼이 있었다”며 “공사를 할 때 정확한 측량을 통해 분쟁을 소지를 없애야 한다”고 아쉬워했다.
그린파킹 사업이란 만성 주차난을 겪고 있는 주택가의 주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인천시와 시내 7개구가 추진 중인 사업으로, 단독주택과 빌라 가구주를 상대로 연중 신청을 받고 있다.
비용은 가구당 주차 1면을 설치하는 데 최대 550만 원, 2면에는 750만 원까지 인천시와 구가 공동 지원해 준다.
18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인천지역에서 접수된 그린파킹 사업 신청은 지난해 87가구 128면이었고 올해는 10월 말 현재 88가구 153면으로 늘어났다.
남구 주안3동 외에 서구 신현동 뒷담길, 계양구 임학동 고려아름길 등이 그린파킹 사업에 참여했다.
시는 2010년까지 100가구 이상 규모의 ‘그린파킹 시범마을’을 조성하기로 했다. 담장을 허물고 내 집 주차장을 확보해 보행자 중심의 골목 환경을 만들겠다는 것.
시내에 주차장 1면을 신설하는 데 3000만∼5000만 원이 소요되는 데 비해 경제적인 ‘그린파킹’ 사업은 주택가 주차난 해소는 물론 예산 절감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시 관계자는 “그린파킹 사업에 관심을 갖는 주민이 아직까지 그리 많지 않은 편”이라며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동네 주차난 해소와 아름다운 마을 가꾸기에 앞장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그린파킹 사업은 재개발, 재건축 예정지의 주택은 신청이 불가능하다. 그린파킹에 참여를 원하는 주민은 인천시청 교통관리과(032-440-3913)나 거주지 구청 교통행정과로 문의하면 된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