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경찰청이 불법으로 조업하는 중국 어선을 효율적으로 단속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공모한 결과 번뜩이는 대응방안이 제시돼 눈길을 끌고 있다. 해경은 최근 국민과 경찰관을 대상으로 중국 어선 대처방안을 모집한 결과 300여 건이 접수됐다고 18일 밝혔다. 이는 9월 단속에 나선 경찰관이 중국 선원이 휘두른 흉기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날로 극렬해지는 중국 어선의 저항에 대처하기 위한 것.
일반 국민이 낸 아이디어에는 톡톡 튀는 것이 특히 많았다. 이 가운데 해경은 적용 가능성과 창의성 등을 심사한 결과 2건을 우수제안으로 뽑았다.
강동식 씨는 길이 조절이 가능한 다용도 전기충격기 개발을 제안했다. 쇠파이프, 칼과 같은 흉기를 휘두르는 중국 선원을 효과적으로 제압하기 위해 길이가 2∼3m까지 늘어나는 전기충격기를 만들어 경찰관에게 지급하자는 것.
또 김규현 씨는 경비함에 설치된 물대포에 최루액을 넣어 진압하자는 의견을 냈다. 중국 어선이 무리를 지어 단체로 저항할 경우 바닷물을 사용하는 분사기에 최루액을 섞으면 제압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 밖에 우수 제안으로 선정되지는 않았지만 저항하는 중국 어선의 스크루에 못 쓰는 그물이나 로프, 와이어 등을 던져 기동력을 잃게 한 뒤 검거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밤이나 날씨가 나쁠 경우 지워지지 않는 페인트를 중국 어선에 뿌린 뒤 검거하자는 의견도 돋보였다.
그러나 해경의 낡은 경비함과 고속단정의 기능 및 장비를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경찰관이 낸 우수 제안은 광원이 높은 탐조등을 이용해 중국 선원의 시력을 일시적으로 잃게 한 뒤 제압하는 방법, 단속요원이 바다에 빠졌을 때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야간 발광체 개발 등이 선정됐다. 목을 보호하는 진압전용 헬멧과 체온을 유지할 수 있는 다용도 구명복 제작 등도 우수 제안으로 뽑혔다.
해경 관계자는 “중국 어선 대처방안을 공모한 결과 곧바로 적용할 수 있는 의견이 많았다”며 “우수 제안은 곧바로 시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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