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벗어나지 않아도 잘만 찾아보면 ‘별자리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장소가 적지 않다. 아이들의 손을 잡고 별자리를 관찰하며 동심으로 돌아가 보는 건 어떨까. 연인과 함께 즐기는 별자리 데이트도 색다른 낭만을 선사할지 모른다.
○도심 속의 별자리 여행
이 가을이 다 가기 전에 별자리 여행을 떠나보기 위해 15일 찾은 광진청소년수련관.
수련관 천문특화팀의 최보은 선생님은 먼저 가볼 곳이 있다며 발길을 이끌었다. 그가 안내한 곳은 지름 18m의 은빛 원형 천체투영실(플라네타륨) ‘별찬’.
편하게 자리에 앉자 곧 스크린에서 3D 입체영상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날 본 영상은 남매인 영희와 철수가 동굴에서 우연히 만난 용과 함께 우주를 탐험하며 별의 탄생부터 소멸까지 아름다운 비밀을 알게 된다는 내용의 ‘용자리의 비밀’.
영상에 빠져들어 별들을 바라보고 있으려니 마치 우주를 여행하기라도 하는 듯 신기하고 마음이 설레었다.
천체투영실에서 별자리 여행의 기본 교육을 마치고 실제 천체관측실로 향했다. 2개의 관측실 중 먼저 찾은 원형돔에는 자동추적장치가 있어 원하는 천체를 지정하면 자동으로 관측 대상에 설정되는 망원경이 설치돼 있었다.
굴절망원경, 쌍원경 등 다양한 관측 장비를 갖춘 슬라이딩돔은 지붕이 열리는 관측실. 이날따라 날이 궂어 많은 천체를 관측하지는 못했지만 슬라이딩돔에서 하늘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막혀 있던 가슴이 뚫리는 듯했다.
날씨 때문에 생겼던 아쉬움도 실내로 내려와 형광물감으로 나만의 ‘야광 별자리판’을 완성하다 보니 어느새 다 사라졌다.
천문과학 분야에 특화된 서울시립 광진청소년수련관은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 ‘가족별자리 여행’을 매주 금, 토요일 오후 7시에 운영하고 있다. 극장식 천체투영실에서 입체 우주쇼를 즐길 수 있는 데다가 실제 관측까지 가능하다는 입소문을 타고 사람들의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수련관 천문특화팀의 최보라 씨는 “매달 찾아오는 가족이 있을 정도로 한번 찾아온 가족들은 도심 속 별자리 여행에 만족해한다”고 전했다.
서울에서 별이 보이겠느냐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그건 오산이다. 날만 궂지 않으면 별들의 무리인 성운과 성단을 충분히 관측할 수 있다. 특히 요즘은 줄무늬가 아름다운 목성과 페가수스자리, 올빼미 성운, 안드로메다 등을 관찰할 수 있는 때다. 02-2204-3100
○노원구에도 천체 과학관 생겨요
남산에 위치한 서울과학교육원과 광진구 능동 어린이회관 등도 천체투영실을 갖추고 있어 아이들이 가상 우주를 통해 별자리를 체험할 수 있다.
조만간 서울에서 별자리 여행을 할 수 있는 곳이 하나 더 늘어난다. 노원구는 중계동 507 중계근린공원에 총 14억 원을 들여 640m² 규모의 반구형 돔 형태 ‘천체 과학관’을 짓기로 했다.
천체투영실과 천체관측실 등을 갖춘 이 천체과학관은 내년 2월에 문을 열 예정이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