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박용석)는 2006년 초 농협이 옛 세종증권을 인수한 시점을 전후해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이 지인 명의로 세종증권의 주식을 사고팔아 거액의 차익을 거둔 정황을 일부 파악한 것으로 19일 전해졌다.
검찰은 증권거래법상 미공개 정보 이용 거래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당시 농협 회장이던 정대근(수감 중) 씨를 최근 여러 차례 소환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안팎에서는 정 전 회장 측으로부터 세종증권 인수 정보를 사전에 입수한 인사들이 세종증권 주식을 대량으로 사고팔아 주가가 10배 가까이 폭등했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박 회장은 또 2006년 6월 농협의 자회사인 휴켐스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윤갑근)의 수사 대상에 올라 있으며, 국세청은 세무조사 과정에서 박 회장의 횡령 및 탈세 혐의를 일부 확인하고 출국금지했다.
▶본보 8월 20일자 A2·8면, 9월 20일자 A1면 참조
▶ 年순익 150억 회사 “시장 불투명” 석연찮은 매각
▶ 박연차 회장 출금…탈세-횡령 일부 포착…해외비자금 조성 의혹도
올 7월부터 태광실업 등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한 국세청은 1차 조사를 10월 24일에 끝냈으며 조사 기간을 한 차례 연장해 다음 달 5일까지 조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한편 검찰은 이날 세종증권의 김형진(50) 전 회장을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로 체포해 조사 중이며 김 전 회장이 운영하는 세종캐피탈 및 대부업체 4, 5곳을 압수 수색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2005, 2006년 제조업체인 상장회사 H사의 주식을 대량으로 사고팔아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과 세종증권을 2006년 농협에 매각하는 과정에서의 정관계 로비 의혹 등을 수사 중이다.
김 전 회장은 사채업을 하다 1982년 홍승캐피탈을 설립해 제도권 금융시장에 진입했으며 1999년 부도 위기에 몰렸던 동아증권을 인수해 세종증권으로 이름을 바꿨다. 이어 김 전 회장은 2006년 초 세종증권을 농협에 매각해 막대한 차익을 남겼다.
농협은 2006년 세종증권의 대주주였던 세종캐피탈이 보유한 세종증권 주식 약 47%를 1039억여 원에 인수했으며, 이후 회사명을 NH증권으로 바꿨다.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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