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생물종 20~30% 멸종 예상”

  • 동아닷컴
  • 입력 2008년 11월 20일 14시 35분



"지금처럼 기후 변화가 계속되면 이번 세기에 지구의 생물종이 20~30% 멸종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확한 시기는 평균 기온이 지금보다 섭씨 1.5~2.5도 올라갈 때로, 대략 금세기 중반으로 보입니다."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의 라젠드라 파차우리 의장은 20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후변화가 여러 시나리오 중 나쁜 쪽으로 가고 있다"며 "혁신적인 변화가 없으면 최악의 시나리오가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IPCC는 기후 변화에 대한 폭넓은 연구와 조사활동으로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받은 단체다.

이날 파차우리 의장은 '기후 변화, 과학적 진실과 기술적 대응방안'이라는 주제로 열린 제12회 한림국제심포지엄에서 기조강연을 통해 "인류가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못하면 이번 세기 말 지구 평균기온은 최대 섭씨 6도 올라갈 것"이라며 "기온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세계 각국이 이산화탄소 발생을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산화탄소를 줄이려는 노력은 일자리 창조 등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도 있다"며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은 그런 점에서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파차우리 의장은 그러나 "한반도는 태풍의 영향을 받는 국가이기 때문에 기온 상승이 계속되면 심한 가뭄과 홍수 등 환경 재앙이 일어날 것"이라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기후변화에 대한 적응 부문은 더 보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함께 간담회에 참석한 다나카 노부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도 "2030년이 돼도 세계의 주 에너지는 역시 석유일 것"이라며 "최근 경제위기로 새로운 석유개발 예산이 줄어들어 몇 년 뒤에는 공급이 감소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나카 사무총장은 "기후 변화와 에너지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에너지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며 다양한 에너지 절약 기술과 이산화탄소 감축 기술을 강조했다.

그는 "주거 등 각종 건물에서 에너지와 이산화탄소를 줄이고, 공장이나 발전소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모아 다른 곳에 저장하는 기술 개발이 시급하다"며 "특히 수송 부문에서 전기자동차와 수송자동차를 신재생에너지와 연결할 수 있는 방식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파차우리 의장은 "기후 변화를 극복하려면 기술 개발도 필요하지만 사람들의 생활양식도 바꿔야 한다"며 "예컨대 지금보다 고기를 덜 먹으면 몸도 건강해지고 지구도 건강해진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상연 동아사이언스 기자 dream@donga.com

이재웅 동아사이언스 기자 ilju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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