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립지 가스로 수소연료 만들어 셔틀버스 운행도
한때 쓰레기 매립지였던 서울 난지도가 친환경 생태공원을 거쳐 신재생에너지 랜드마크로 진화한다.
흔히 난지도로 불리는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공원 일대는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100m 높이의 쓰레기가 쌓여 있던 곳. 서울시는 2000년대 초반 이 지역을 생태공원으로 만들어 시민들의 품으로 되돌려 줬다.
시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월드컵공원 일대를 신재생에너지의 메카로 만들어 서울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로 키울 계획이다.
20일 서울시의 ‘신재생에너지 랜드마크 조성사업안’에 따르면 시는 내년까지 공원 곳곳에 에너지제로하우스와 수소스테이션, 그리고 태양광 발전시설 등을 설치한다. 이를 위해 내년에 103억 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 최첨단 에너지절약 기술의 집약
시는 월드컵공원 내 평화의 공원 야외전시장에 3층 규모의 에너지제로하우스를 건립한다. 이름 그대로 석유나 전기 등 화석에너지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건물. 필요한 에너지는 태양광이나 태양열, 지열을 통해서 자체 생산하고, 벽이나 창의 단열을 강화해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한다.
이 분야 최고 기술을 보유한 독일 프라운호퍼연구소가 설계를 맡는다. 내년 중반 설계를 완료해 내년 말에 완공할 계획이다.
이 건물 1층에는 신재생에너지 체험관과 전시관, 교육관 등 시민들을 위한 공간이 들어선다. 2, 3층에는 프라운호퍼연구소를 비롯해 국내외 유수의 연구소를 유치할 계획이다.
서울시 김영한 에너지정책담당관은 “가능한 한 국산 기자재를 사용해 관련 산업 육성과 기술 개발에 기여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수소충전소도 설립
시는 또 50억 원을 들여 노을공원 입구에 수소스테이션을 만든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수소연료전지는 노을공원과 난지천공원 등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을 오가는 셔틀버스의 연료로 사용한다.
현대자동차는 서울시에 수소연료전지 버스 2대와 수소 승용차 2대(약 50억 원 상당)를 무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200kW짜리 수소전지를 사용하는 수소버스는 최고 시속 80km로 최대 300km까지 달릴 수 있다. 승용차는 100kW짜리 전지를 이용해 최고 시속 150km로 주행할 수 있다.
다른 수소스테이션은 석유 등 화석 연료를 이용해 수소연료를 만들지만 이곳의 수소스테이션은 쓰레기 매립지에 남아 있는 매립가스를 활용해 수소연료를 만든다는 게 특징이다.
차량에 충전하고 남는 수소는 연료전지로 만들어 두었다가 공원 및 인근 시설에 제공한다.
이 수소스테이션 조성을 위해 시는 현재 사업자 선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내년 말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이 밖에 노을공원 주차장에는 100kW 규모의 태양광 발전시설을 짓는다. 이미 공사가 발주돼 내년 4월경 준공 예정이다.
내년 하반기에는 120kW 규모의 태양광 시설을 추가로 만든다. 또 난지연못에는 태양전지를 이용해 물을 뿜어 올리는 분수를 건립할 계획이다.
김영한 담당관은 “저탄소 녹색성장 시대에 걸맞게 이 일대를 생태와 신재생에너지가 통합된 새로운 교육·관광 명소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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