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첫 동결선언… 다른 대학에 영향 줄듯
경기침체가 내년에 더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주요 사립대들이 등록금 동결 또는 인상 최소화를 검토하고 있어 국립대 등 다른 대학의 등록금 결정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회장 이배용 이화여대 총장)는 21일 경북 포항시 한동대에서 ‘사학진흥 육성과 전략’ 세미나를 열고 “최근 어려운 경제 사정을 감안해 사립대들이 고민하고 노력하는 차원에서 등록금 문제에 대한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배용 회장은 “등록금 동결이나 장학금 대폭 확충 등 예년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모색하겠다”면서 “대학마다 상황이 달라 일괄적으로 말하기는 힘들지만 학부모들의 기대 수준에는 어느 정도 부합될 것”이라고 밝혔다.
협의회 부회장인 홍승용 인하대 총장도 “모든 대학이 동결하기는 어렵지만 주요 대학 총장들은 묵시적으로 그런 방향으로 이해했다”면서 주요 사립대의 등록금 동결 움직임을 시사했다.
홍 총장은 “대학 자율화를 위해 중요한 책무성에는 학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것도 해당된다”면서 대학도 재정 운영이 어렵겠지만 대승적 차원에서 동결하겠다고 주요대로는 처음으로 밝혔다. 재능대도 최근 등록금 동결을 선언한 바 있다.
대학 등록금은 외환위기 때인 1998년과 1999년 대부분의 대학이 동결했으나 2000년 이후 등록금 인상률이 다시 물가인상률을 훨씬 웃돌았다. 2002년 511만 원이던 사립대 연간 평균 등록금은 올해 738만 원으로 치솟았고 1000만 원을 넘는 곳도 있다.
고려대 연세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단국대 등 5개 사립대 총학생회 모임인 ‘세대교체’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고액 등록금 때문에 대학생들이 사채 시장을 기웃거리고 죽음을 선택하기도 한다”며 “정부는 등록금 상한제와 후불제 등 실질적인 등록금 해결책을 도입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협의회는 대입에서 고교 3불(不)정책(본고사, 고교등급제, 기여입학제 금지)을 수정하고, 개방형 이사제 등 위헌 소지가 많은 사립학교법을 폐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3不 정책 수정해야”
성태제 이화여대 교수는 입학전형제도 개선안 발표에서 “이른바 고교등급제는 용어 자체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그보다는 ‘개인 및 고교 특성’ 반영으로 개선하겠다”며 “어느 고교 출신이면 일정한 가중치를 주는 방안보다 해당 고교의 교육 과정을 분석해 반영하는 방식으로 점진적인 진행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