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정화삼 형제, ‘노건평씨에 청탁’ 내세워 30억 받아”

  • 입력 2008년 11월 24일 03시 01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박용석)는 정화삼(61) 전 제피로스골프장 대표와 정 씨의 동생 정광용(54) 씨가 “농협이 세종증권(현 NH투자증권)을 인수하도록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66) 씨에게 잘 얘기해 주겠다”며 세종증권의 대주주였던 세종캐피탈 측에서 30억 원을 받았다는 관련자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검찰은 농협이 세종증권을 인수한 직후인 2006년 2월 세종캐피탈 홍기옥(59) 대표가 30억 원이 입금된 차명 예금통장과 도장, 통장비밀번호 등을 정 씨 형제에게 건넨 사실을 파악했다.

검찰은 정 씨가 노건평 씨에게 농협의 세종증권 인수를 실제로 부탁했는지, 아니면 노건평 씨의 이름을 팔아 돈만 챙겼는지를 확인할 예정이다. 또 세종캐피탈 측으로부터 받은 차명 예금통장의 자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도 추적 중이다.

노건평 씨는 2005년 12월 농협이 세종증권을 인수키로 할 당시 최종 결정권자였던 정대근(64·수감 중) 당시 농협중앙회장과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노건평 씨가 돈을 받지 않았다면 형사처벌 대상은 되지 않는다.

본보는 23일 오후 늦게 노건평 씨의 휴대전화와 자택으로 연락을 취했으나 취침 중이어서 통화가 되지 않았다.

검찰은 이날 정 씨 형제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또한 검찰은 농협의 세종증권 인수를 전후한 2005년 12월과 다음해 2월 정 전 회장에게 각각 10억 원과 40억 원을 건넨 혐의(뇌물공여)로 세종캐피탈 홍 대표를 22일 구속 수감했다.

한편 노 전 대통령의 후원자였던 박연차(63) 태광실업 회장이 2006년 초 세종증권이 농협에 인수되기 전에 S증권의 경남 김해지점에서 측근들 명의로 세종증권 주식을 대량으로 매집한 뒤 이를 되팔아 100억 원 이상의 차익을 거둔 것으로 확인됐다.

태광실업 관계자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것은 아니지만 차명 거래에 따른 세금 탈루 부분은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이다”고 전했다.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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